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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판대기하고는…" 갑질 상사의 언어폭력 '상해죄'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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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세린 기자
  • 2019.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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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4일 첫 공판… 폭언 일삼는 상사에 협박·모욕 이외 상해죄 확대 적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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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앉아 있는 법원 판사들의 모습.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검찰이 직장에서 폭언을 일삼은 상사를 '상해죄'로 기소한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4일 열린다. 앞으로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언어적 폭력이 이뤄지는 직장 내 갑질 사건에서 상해죄로 처벌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오는 4일 부산의 한 병원에서 후배 직원인 물리치료사 A씨(24·여)에게 4개월간 지속적으로 폭언을 한 물리치료사 실장 B씨(48·여)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4개월간 피해자 A씨의 인격을 심하게 무시하는 폭언을 총 12차례에 걸쳐 했다. 폭언은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6분30초 동안 이어졌다.

B씨는 다른 직원이 듣고 있는 가운데 "상판대기하고는. 나쁜 X, 더러운 X. 생긴 거 하고는 뭐 같이 생겨 가지고", "외모 비하? 아니, 내 의견을 이야기하는 거야. 너가 생긴 게 참…" 등의 발언으로 A씨에게 모욕감을 줬다. 환자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욕설을 하며 피해자를 모욕한 경우도 있었다.

또 "소리 지르는 거? 아무 것도 아냐. 내가 뭐라 했어? 끝을 보고 간다 했지? 난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고 가. 너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끝을 보고 간다"라는 등 피해자 A씨가 스스로 퇴사하지 않으면 폭언을 반복하겠다고 협박했다.

통상 검찰은 이같이 폭언의 형태로 나타나는 직장 내 갑질 사건의 경우 협박이나 모욕죄로 기소해왔다. 그러나 부산지검은 B씨가 피해자 A씨에게 6개월 이상의 약물치료가 필요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양극성장애, 우울증 의증 등 '상해'를 가했다며 모욕과 협박에 더해 상해죄로 기소했다.

보통 상해죄는 신체가 훼손되는 등 생리적인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때 성립한다. 대법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생리적 기능 장애'엔 육체 기능뿐 아니라 수면장애, 식욕감태, 우울장애 등 정신적인 기능도 포함된다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적 기능 장애에 따른 상해는 강간 피해자에 한해 인정했을 뿐이다.

언어적 폭력에 대해서도 상해죄를 인정한 첫 판례는 최근에서야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0월 "넌 머리가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뇌의 어느 쪽이 고장 났어" 등 약 1년5개월 동안 총 16회에 걸쳐 피해자의 인격을 무시한 폭언을 한 C씨에 대해 상해죄를 인정,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에도 재판부가 폭언에 따른 상해를 인정할 경우 '갑질 상사'에 대한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직장 내 폭언이 둘만 있는 공간에서 이뤄질 경우 '공연성'(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어 모욕죄 적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폭언에 상해죄 적용 사례가 많아지면 그만큼 적용 가능한 죄목이 늘어나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과 함께 직장 내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판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언어적 폭력을 동반한 직장 내 괴롭힘을 상해죄로 의율(법을 적용)하고 검찰이 기소한 것은 그만큼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에 공감한 것"이라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변화 추세에서 판결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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