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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배달의민족' 5조 빅딜…공정위 승인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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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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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배달천하](종합)

[편집자주]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팔린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경영진과 투자사들은 40억 달러(약4조7500억원) 규모의 잭팟을 터트리게 됐다. 이번 딜은 아시아 음식 배달 시장을 평정해보겠다는 한국-독일 동맹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국내 배달 시장에선 DH 계열사들의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가 많다. ‘배달 빅딜‘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를 알아봤다.


'배달의민족'넘어 '게르만·배달족' 연합사령관된 김봉진


'배달 빅딜' 이끈 김봉진 대표의 '경영능력·지향점·브랜딩'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5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글로벌 모바일 배달 서비스 기업에 회사를 팔았다. 현대건설, 삼성카드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6년 전만 해도 100억원을 살짝 웃돌던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3조원으로 뛰어올랐고, 불과 1년 만에 또다시 4조7500억원(4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다. 대한민국 창업 역사에 큼지막한 족적을 남긴 셈이다.

김봉진 신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회사를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DH)는 그를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한국 적장’을 ‘아시아 수장’ 자리에 앉힌 셈이다. 때문에 DH가 5조원 가까운 돈을 주고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이유는 현재의 회사 가치보다는 창업자 김 대표의 미래 가치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MT리포트] '배달의민족' 5조 빅딜…공정위 승인 가능성은?

◇맨손으로 '유니콘' 만든 김봉진의 경영능력=무엇보다 우아한형제들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키워낸 김 대표의 경영능력이 DH의 적극적인 구애를 이끌어낸 원동력이다. 김 대표의 탁월한 경영능력은 배달의민족 성공신화로 입증됐다. 공고, 디자이너 출신인 김 대표는 뒷배경 없이 자신의 힘으로 배달의민족을 국민 앱으로 키웠다. 배달의민족은 누적 다운로드 4500만건, MAU(월간 순방문자 수) 1100만명, 등록 업소 20만곳, 연간 거래액 5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배달 앱 MAU 집계를 시작한 2012년 10월 이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간 매출 3193억원, 영업이익 58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96%, 170%씩 늘었다.

DH는 2012년 요기요를 출시하고 배달의민족을 매섭게 추격했지만 ‘만년 2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길 수 없는 적이라면 동지가 되라’는 격언에 따라 우아한형제들과 한 배를 타는 결정을 내렸다. 두 회사의 결합은 사실 오래 전 이뤄질 뻔했다. 김 대표와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CEO(최고경영자)는 2011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협상은 결렬됐으나 두 창업자는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독일 베를린에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 M&A 논의 과정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왼쪽부터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광수 우아한형제들 CTO. /출처=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페이스북
2011년 독일 베를린에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 M&A 논의 과정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왼쪽부터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광수 우아한형제들 CTO. /출처=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페이스북

이후 외스트버그 CEO를 비롯한 DH 경영진은 한국 배달 앱 시장에서 대규모 브랜드 마케팅, 바로결제 서비스, 수수료 0% 선언 등 김 대표의 경영수완을 지켜봤다. 2015년엔 김 대표가 음식점 가맹점들의 바로결제 수수료(6.5%) 폐지 결단을 내놓으며 업계를 긴장시켰다. 경쟁업체들은 ‘제 살 깎기 경쟁’이라고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배달 앱 가맹점과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며 시장 파이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DH는 한국뿐 아니라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공을 들이고 있다. DH의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는 전체 주문량의 38%, 매출, 전체 수익의 32%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음식 천국 한국에서 보여준 김 대표의 경영능력이라면 아시아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때마침 배달의민족도 올 5월 베트남에 진출했다. 우아한형제들 인수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김 대표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합작사 우아DH아시아 회장으로 취임해 베트남과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12개국 사업을 총괄한다. DH 본사에 구성된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 3명 중 1명으로 외스트버그 CEO와 에마누엘 토마신 CTO(최고기술책임자)와 함께 DH 경영을 이끈다. DH 인수로 김 대표를 비롯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 주식 13%는 DH 지분으로 맞교환된다. 지분 가치가 6000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가 DH 경영진 중 최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MT리포트] '배달의민족' 5조 빅딜…공정위 승인 가능성은?

◇로봇, 라스트마일… '같은 곳' 바라본 김봉진과 외스트버그=김봉진 대표가 구상하는 미래 청사진도 DH가 그에게 빠져든 이유로 꼽힌다. 김 대표는 AI(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실내 서빙 로봇 ‘딜리’를 비롯해 다양한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개별 가구까지 배송이 가능한 배달 로봇 상용화를 이뤄낸다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이를 위해 로봇 개발 관련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산학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 1400여명 중 30%가 엔지니어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200만 달러(당시 2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서빙로봇 '딜리'.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서빙로봇 '딜리'.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가짜 리뷰를 걸러내고 이용자 개인별로 입맛과 취향에 맞춰 음식과 메뉴를 추천해주는 AI 서비스도 내놨다. “드론, 로봇 등장은 배달음식 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던 외스트버그 CEO의 전망을 김 대표는 이미 하나씩 실천하고 있던 셈이다.

DH는 배달음식을 넘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 단계를 의미한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서울에서 초소량, 즉시 배달을 앞세운 ‘B마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간편식과 생필품 등 2500여개 제품을 5000원부터 주문할 수 있고, 1시간 내 배송한다. 서울 지역 곳곳에 도심형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음식배달 노하우를 배달 영역 확장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배달음식을 넘어 주문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을 노리는 DH의 지향점과 일치한다. DH 코리아 역시 편의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과 협업한 라스트마일 배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스트버그 CEO는 최근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방식의 주문이 IT 발달의 힘으로 가능해질 것”이라며 “주문부터 배달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 앱에 선보인 'B마트'. 간편식, 생필품을 초소량,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앱에 선보인 'B마트'. 간편식, 생필품을 초소량,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김봉진의 차별화 전략 '배민다움'… DH로 '이식' 노린다=김 대표의 탁월한 브랜딩 능력 역시 DH가 그를 낙점한 이유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B급 문화, 언어유희 등을 앞세운 브랜드 마케팅을 펼쳤다. 디자이너 출신인 김 대표의 감각이 돋보인 차별화 전략이다.

배달의민족은 브랜드제품 ‘배민문방구’,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 F’, 배민체를 비롯한 한글글꼴 개발 등으로 이용자들에게 ‘배민다움’을 전파했다. ‘배민 신춘문예’, ‘치믈리에 자격시험’, ‘떡볶이 마스터즈’, ‘배민라이브’ 등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행사를 펼치면서, 독보적인 브랜드 입지를 구축했다. 배달의민족은 팬클럽 ‘배짱이’를 운영하고 있다. 배짱이는 ‘배달의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의 줄임말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올 5월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진행한 'ㅋㅋ페스티벌'에 마련된 '배민문방구'. 배민문방구는 B급 문화, 언어유희 등을 반영한 배달의민족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이 올 5월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진행한 'ㅋㅋ페스티벌'에 마련된 '배민문방구'. 배민문방구는 B급 문화, 언어유희 등을 반영한 배달의민족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DH는 ‘우버이츠’, ‘그랩’, ‘고젝’ 등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업체들과 배달음식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규모 할인 마케팅에 기반한 출혈경쟁을 넘어서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 대표가 글로벌 자문위에 합류하는 만큼, 세계 각국으로 배민다움 전파가 이뤄질 전망이다.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불린 외스트버그 CEO는 특정 국가의 우수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왔다. 요기요 앱에서 클릭하면 바로 전화가 걸리는 ‘클릭 투 콜’ 기능을 스웨덴, 동남아 등 해외 계열사 앱들에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서진욱 기자



'배달의민족' 5조 빅딜 신화에 웃고우는 사람들



김봉진 대표와 해외 투자자 '방긋'…치킨집 사장님과 마니아 '울상'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로 스타트업 투자업계는 물론 국내 배달 앱 시장에 메가톤급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려 5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성공적인 엑시트(투자회수)로 국내 벤처투자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반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은 DH 계열 회사로 평정되며 독과점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빅딜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는 이유다. 함박웃음이 터진 이들이 있는 반면, 우려의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다. 과연 이번 빅딜로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불안한 치킨마니아와 치킨집… "이젠 선물 안 줄까?"=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갑작스런 한가족 소식에 치킨 마니아(배달음식 소비자), 치킨집 사장님(배달음식점주)들은 불안에 떤다. 어제까지 으르렁대던 맞수가 이제 맞손을 잡겠다니. 마니아와 사장님들을 포섭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선물 공세를 펼쳤던 태도가 차갑게 돌아서진 않을까 걱정한다. 우아한형제들 인수로 DH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국내 1~3위 배달음식 앱을 모두 확보,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게 된다. 인수 이후 독자 경영체제를 유지한다고 하지만 경쟁 강도는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잡은 물고기엔 먹이를 주지 않는다’란 말처럼 소비자, 점주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그동안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소비자와 점주에게 끊임없이 당근을 내밀었다. 소비자 유치를 위한 대규모 마케팅과 할인쿠폰 뿌리기가 일상처럼 이뤄졌다. 요기요가 올 8월 시작한 정기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이 대표적이다. 슈퍼클럽 가입자는 매달 9900원을 결정하고 월 10회, 3000원씩 자동할인된 가격으로 주문할 수 있다. 매달 최대 2만100원을 벌 수 있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다. 요기요는 8월 가입자를 대상으로 3개월 동안 구독료를 절반만 받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출시 1주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점주 수수료 부담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 역시 치열한 경쟁체제의 결과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수수료에 손을 댄 이유는 상대 서비스보다 더 많은 점주를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배달의민족은 2015년 ‘수수료 0%’를 선언하며 주문건당 일반 중개수수료를 폐지했다. 최근에는 광고(오픈서비스) 중개수수료를 6.8%에서 5.8%로 낮췄다. 요기요는 지난해 11월부터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한 수수료를 없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한가족 서비스로 재편되면 아무래도 이같은 경쟁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치느님’을 모시고 달리는 배달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근무환경과 처우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진다. 배달원으로 구성된 라이더유니온은 우아한형제들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일방적인 근무조건 변경을 일삼는 두 회사의 통합이 라이더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앞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에 안전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배달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앞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에 안전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돈방석' 앉은 투자자, 엑시트·글로벌 잡은 김봉진=DH가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하면서, 초창기부터 투자해왔던 곳들은 거액의 투자수익을 얻게 됐다.

DH가 직접 사들이는 우아한형제들 투자사 주식은 전체의 87%(4조800억원)에 달한다.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 등 주로 해외 투자사들이 우아한형제들에 투자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이끄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우아한형제들의 첫 투자자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도 2017년 350억원을 투자했다.

누구보다 최대 수혜자는 창업자 김봉진 대표다. 김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 13%는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 기준으로 환산하면 6000억원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 초기 자본금 3000만원의 2만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다만 김 대표가 DH 경영진으로 합류하기 때문에 당장 현금화하긴 어렵다.

대신 김 대표는 글로벌 경영자 반열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김 대표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합작사 우아DH아시아 회장으로 취임한다. 베트남과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12개국 사업을 총괄한다. 김 대표는 DH 본사에 구성된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 3명 중 1명이 됐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최고경영자)와 에마누엘 토마신 CTO(최고기술책임자)와 함께 DH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김 대표는 인수가 완료되면 DH 경영진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다.

◇전쟁하다 예고없이 한지붕 두가족된 두 회사 직원들=하루 아침에 한가족이 된 두 회사 직원들은 당혹스럽다. DH가 우아한형제들과 DH 코리아의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은 상당하다. 최대 경쟁상대와 한 배를 탄 만큼 마케팅을 비롯한 운영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 공격적인 인재 채용 행보 역시 멈출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한 회사로 합칠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우아한형제들이 상장 대신 매각을 택하면서 스톡옵션 등 두둑한 성과금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김봉진 대표와 함께 달려왔던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을 빠른 기세로 추격해온 DH 코리아 임직원들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DH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M&A는 본사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DH코리아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고 임직원 대부분이 이 사실을 몰랐다”며 “대주주 변경, 글로벌 사업 확대 등 구조적 변화에 대해선 앞으로 준비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느닷없이 우리가 왜?… 난데없이 화살 맞은 기업=이번 빅딜 발표에서 날벼락을 맞은 곳도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DH와 합작사 설립에 대해 설명하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 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누가 봐도 C사는 최근 ‘쿠팡이츠’로 음식배달 사업에 뛰어든 쿠팡이다. 합작사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면서, 국내 상황과 C사 아니 쿠팡만 거론한 이유는 뭘까.

이어지는 내용이 가관이다. 기업 보도자료에서 보기 어려운 업계 관계자가 등장해 쿠팡을 공격한다. “일본계 자본을 업은 C사의 경우 각종 온라인 시장을 파괴하는 역할을 많이 해 왔다.”,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게 IT 업계의 현실이다.”, “이 같은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독일 기업으로 매각을 부정적인 바라보는 여론을 의식해 보충한 내용으로 보인다. 그런데 구차하게 쿠팡을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미 해외 투자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을 순수 토종 앱으로 보긴 어렵다. 업계에선 “스스로 이번 빅딜의 가치를 평가절하했다”고 씁쓸해한다.

우아한형제들은 5월 쿠팡을 쿠팡이츠 영업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를 펼쳤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자사의 ‘배민라이더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독점 계약 체결 시 수수료 대폭 할인, 최대 수천만원 현금 보상(매출 하락 시)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분쟁조정을 거쳐 우아한형제들이 신고를 철회하면서 두 회사의 갈등이 해소됐다. 하지만 아직 우아한형제들의 앙금이 남아 있었나 보다.

김지영 기자



배달의 민족+요기요 합병..."공정위 문턱 못넘을수도"



배달료 인상 우려, 공정위 O2O 전방위 기업결합심사 나설 듯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사진=뉴스1

국내 배달앱 2위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1위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4조8000억원대에 인수·합병(M&A)하기로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각각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라는 브랜드로 국내 배달앱 시장의 90%가량을 점하고 있어 양사 합병시 사실상 독점 체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만 공정위가 시장 한계를 배달앱으로 한정해 볼지는 미지수다.

15일 업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과 DH의 M&A 거래는 공정위 승인을 받아야 성사될 전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M&A 등 기업결합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공정위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합병 대상 2개 회사 중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이 3000억원 이상이고 나머지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심사 대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2억원이다. DH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300억원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거래에 대한 공정위 심사에서 핵심 쟁점은 독점 여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은 배달의민족(55.7%), 요기요(33.5%), 배달통(10.8%) 순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점유율이 89.2%에 이른다. 업계 3위인 배달통도 DH가 운영하는 서비스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 사실상 국내 배달앱 시장의 100%를 차지하게 된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국내 배달앱 분야에서만큼은 확고한 독과점 지위를 형성하게 된다. 독점은 시장 경쟁을 저해하며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기업결합은 금지한다는 것이 공정위 원칙이다. 이번 인수가 공정위 심사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높은 시장점유율 자체가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니지만 기업결합으로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다고 판단되면 공정위는 기업결합 ‘불승인’을 명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달앱 시장에 독점 체계가 형성되면 현재 자영업자들이 부담하는 10% 이상인 배달 수수료가 두 배가량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달앱 업체간 경쟁이 사라져 수수료 협상 등에서 자영업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배달앱 업체가 자영업자에게 받는 수수료를 인상하면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공정위가 시장점유율 50% 이상 기업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 다른 기업보다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는 것도 독과점에 따른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서다.

공정위가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이런 ‘경쟁 저해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합병 뒤에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간 경쟁 체제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가 DH의 독점 구조를 ‘정상적 경쟁’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와 별개로 관련 시장 획정을 먼저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시장으로만 보면 이 거래는 독과점을 형성할 것이 분명하지만 관련 시장을 최근 확장되고 있는 신선배송 및 아침배달 등 앱 운송 서비스 전체 시장으로 넓게 볼 수도 있어서다.

공정위가 관련 시장을 배달앱에 국한하지 않고 O2O(온라인 기반 오프라인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판단하면 시장점유율 계산이 달라진다.

하지만 거래대금이 5조원에 가까운 초대형 자본시장 거래라는 것과 대부분의 자본차익을 외국계 투자사가 가져가는 점, 소비자 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 영세자영업자 부담을 고려하면 까다로운 심사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에 대해 신고가 이뤄지면 그때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유선일 기자



전세계 95조시장 배달앱…가장 비싼 주문 음식은?



우버이츠의 배달 모습 /사진=로이터
우버이츠의 배달 모습 /사진=로이터

전세계적으로 배달앱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시장을 과점한 업체가 나타난 반면, 유럽 업체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배달앱(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은 약 820억달러(약 95조원)로 추정된다.

◇전세계 배달앱 시장 2025년 2배 성장…M&A로 규모의 경제 노려=12일 시장조사기업인 프로스트 앤 설리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은 약 820억달러(약 95조원)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2배가 넘는 2000억달러(23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2025년간 약 14%의 연 성장세다. 그러나 급격한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업체들은 출혈 경쟁을 지속해왔다.

전세계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1위 업체(상장사 기준)인 중국 메이투안은 최대주주인 텐센트를 기반으로 신규 고객을 확대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메이투안의 지난해 총주문가치는 400억달러로 중국은 물론, 전세계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에서 약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투안은 규모의 경제에 성공하면서 올해 2분기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배달 보조금 부담이 크게 하락한 데다 배달 기사가 1회 배달시 처리하는 주문 건수가 증가해 배달 효율이 개선된 덕분이다.

2위 이하의 업체들은 차이가 작아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2위는 미국의 우버이츠(74억달러)다. 3위는 영국의 저스트잇(52억달러), 4위는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50억달러), 5위는 미국의 그럽허브(47억달러), 6위는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29억달러) 순이다.

특히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이 먼저 시작된 유럽에서는 기업 인수를 통한 순위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 한국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 히어로도 2013년 영국의 '헝그리하우스'를, 2016년에는 동남아 및 동유럽을 중심으로 사업하는 '푸드판다' 등을 인수해왔다.

최근에는 6위인 테이크어웨이 인수전이 가열되고 있다. 저스트잇은 올 8월에 테이크어웨이 인수를 제안한 바 있다. 테이크어웨이와의 합병으로 2위인 우버이츠를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저스트잇은 유럽,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우버이츠와 경쟁 중이다. 그러나 이달 초 프로퍼스가 저스트잇보다 높은 가격으로 테이크어웨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변수가 생겼다. 프로퍼스는 글로벌 거대 투자기업인 내스퍼스의 자회사다. 내스퍼스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의 최대주주기도 하다. 프로서스는 테이크어웨이에 저스트잇의 제안가(주당 7.1파운드)보다 30펜스 높은 주당 7.4파운드를 제시해 테이크어웨이의 가치를 51억파운드로 계산했다.

◇주문 취향 파악해 고객 잡아라…채식 요리 주문 늘어=글로벌 배달앱들의 순위 경쟁이 계속되면서 고객들의 주문 동향을 파악해 수요에 맞는 음식을 공급하려는 노력도 늘어나고 있다.

우버이츠는 지난 6월 실제 주문 내역을 기반으로 음식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크레이빙 리포트'를 발간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하는 요청은 양파 제외, 소스 추가, 토마토 제외, 치즈 제외, 맵게 등이었다. 특히 일주일 중 토요일에 주로 '특별히 맵게' 주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의 주문 조합으로는 버섯과 케찹, 사과와 머스터드, 돼지고기와 마요네즈, 피자와 땅콩 등이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채식 음식 주문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럽허브가 발간한 '올해의 음식' 보고서에서는 올해 가장 크게 인기가 상승한 식품은 콜리 플라워 피자(650%)라고 밝혔다. 미국 음식 배달앱 포스트메이트도 올해 5만2000건 이상의 인공고기 음식에 대한 주문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가장 비싼 주문은 수백만원에 달했다. 미국 음식 배달앱 도어대시에 접수된 가장 비싼 주문(1회 기준)은 코냑 등 5209달러(약 610만원)어치의 술이었다. 또 스모크 립 팁, 맥앤치즈, 게 볶음밥, 커리 콘브래드 등에 2878달러(약 337만원)를 쓴 고객도 있었다. 그럽허브가 집계한 가장 비싼 주문은 285달러(약 33만원)의 오스테라 블랙 캐비어다. 오스테라는 철갑상어의 한 종류다. 이 캐비어의 무게는 단 30g이다. 반면 가장 싼 주문은 핫소스 한 팩이었다.

정인지 기자



"안그래도 수수료 높은데…"외식업계, 배달앱 독점에 우려




[MT리포트] '배달의민족' 5조 빅딜…공정위 승인 가능성은?

"과점 때도 힘들었는데…수수료나 광고비 부담이 더 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배달앱 독과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꾸준히하면서 논의가 시작되던 차여서 허탈하네요"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그동안에도 배달앱 수수료, 광고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양분하고 있는 배달앱 독과점 폐해가 심하다는 게 기존 입장이었는데 이제 완전한 독점 체제가 되는 것"이라며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할 이유가 사라지면서 그나마 있던 수수료 우대, 할인 지원 등도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2위업체인 요기요의 경우 배민과 차별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 유치에 집중해 왔는데 가맹점이 많은 업체의 경우 수수료율을 인하해주는 우대 정책이나 할인 이벤트 때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등의 영업전략을 사용했다. 그러나 굳이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내부 공지를 통해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은 별도로 경영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다만 서로의 고객을 뻇어오기 위한 경쟁은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업계에서는 경쟁이 사라지면서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광고 등 비용 부담이 있는 신규 정책들을 내놓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장점유율은 배민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 등이다.

현재 배달앱 수수료는 배민의 경우 광고비인 울트라콜 8만8000원, 바로결제 3.3% 오픈리스트 6.6% 수수료를 받는다. 요기요는 수수료 12.5%와 외부결제 수수료 3%. 배달통은 기본 광고비 1~7만원, 중개수수료 2.5%, 외부결제수수료 3% 등으로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배민의 울트라콜 깃발꽂기 광고가 논란이 됐다. 깃발꽂기란 1.5~3km 이내 소비자들에게 상호와 배달 예상시간 등을 노출해주는 울트라콜 광고에서 여러 곳에 가짜 주소를 내 깃발을 꽂는 것을 뜻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금력이 있는 업체들이 울트라콜을 독점하면서 논란이 커졌고 배민은 깃발 개수를 3개로 제한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대신 수수료를 받는 오픈서비스를 도입키로 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은 심각한 독과점 체제인데도 규제가 존재하지 않아 피해가 계속돼 왔다"며 "정부 차원에서 수수료 인하하거나 관리하는 등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5조' 스타트업 잿팟 터트린 공고 출신 CEO 누구?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디자이너 출신 국내 스타트업 대표자… 100억 기부 사회적 책임 '앞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로 회사 매각을 결정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디자이너 출신의 자수성가한 창업가다. 배달음식 앱 '배달의민족'을 국민 서비스를 키워내 국내 인터넷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봉진 대표는 공고·디자이너 출신 창업가로 IT 전공자, 유학파 CEO(최고경영자)가 즐비한 스타트업 업계에서 이례적인 인물이다. 1976년생으로 수도전기공고를 졸업한 뒤 서울예술로 진학해 실내 디자인을 전공했다.

김 대표는 2002년 이모션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시작한 뒤 IT 업계로 입문했다. 네오위즈(2003~2005년), NHN(2008~2010년)에서 일하다가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했다. NHN 재직 시절 전단지를 스마트폰으로 옮겨오겠단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SI(시스템통합) 업체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셋째 형에게 개발을 맡겼다. 최근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 합류한 김광수 전 CTO(최고기술책임자)다. 합심한 두 사람이 2020년 7월 내놓은 앱이 바로 배달의민족이다.

배달의민족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출시 1년 만에 사용자 200만명을 모았다. 간편하고 깔끔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방대한 정보로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배달의민족은 2014년 초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하며 국민 앱으로 거듭났다. 2015년 수수료 논란 국면에서 '수수료 0%'를 선언한 김 대표의 결단은 국민 앱 지위를 공고히 다진 결정적 계기로 꼽힌다. 김 대표는 사업적인 성공뿐 아니라 자율적인 근무 제도와 B급, 언어유희 등 배달의민족만의 문화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성공적인 사업 운영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창업가로 활약 중이다. 그는 2017년 사재 1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50억원, 20억원을 기부하며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스타트업 위상을 높이고 입장 대변을 위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조직, 초대 의장을 맡았다. 코스포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로 성장했다.

이날 김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도전을 하기 위해 M&A를 결정했고, 이로 인해 우리 회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상장한 회사가 된다"며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회사를 지키기 위한 강한 리더십과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했고, 주식시장의 상장과 신규투자유치,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등 다양한 경우를 고민하고 시장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협상을 통해 우리 회사는 더 큰 기회를 얻고 더 강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게 됐고, 저와 주요 경영진은 딜리버리히어로의 아시아 지역을 경영하게 됐다"며 "저는 아시아의 '체어맨'이 되며, 이제 우리는 '아시아 고객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미션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한집안 식구'된 '배민' '요기요'…得보다 失 많아진 소비자



DH, 국내 배달앱 시장 사실상 독점화…점주수수료·결제할인 등 혜택 줄어들까

[MT리포트] '배달의민족' 5조 빅딜…공정위 승인 가능성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전격 인수하면서 국내 배달 시장에 미칠 파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DH는 국내 2, 3위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한다. 1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사실상 DH가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사업자 측면에서 출혈 경쟁에 따른 불필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겠지만, 음식 자영업자 및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나 서비스 면에서 득보단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조 국내 배달 앱 시장, 'DH 천하' 되나=DH는 13일 우아한형제들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으로 삼분할됐던 국내 배달 앱 시장은 'DH 천하'로 재편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국내에선 지난 2011년 알지피코리아라는 법인명으로 요기요를 출시했다. 이후 배달통과 푸드플라이를 인수합병해 사세를 확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55.7%를 점유하고, 요기요(33.5%)와 배달통(10.8%)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배달의민족 인수 시 DH 계열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게 된다.

사업자 측면에서 이번 지분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비용절감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동안 양사는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식점 자영업자 수수료 정책과 할인 등 전방위적인 출혈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DH의 지분 인수 이후에도 현행처럼 배달의민족은 독자 경영체제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분별한 출혈경쟁을 자제함으로써 절감되는 비용규모가 적지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점주수수료·결제할인 등 혜택 줄어들 소지 '다분'=벌써부터 시장 독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자영업자 및 소비자들의 혜택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동안 배달앱 시장은 서비스 기업들간 치열한 점유율 확보전 속에 수수료 인하 정책, 할인 정책 경쟁이 펼쳐졌다. 그러나 DH가 사실상 배달 앱 시장을 평정할 경우 경쟁 강도가 약화돼 수수료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 혜택도 마찬가지다. 배달의민족이 시장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요기요는 1위 탈환을 위해 대규모 할인 마케팅을 펼쳐 왔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강신봉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3조원에 달하는 배달앱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올해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일환으로 요기요는 8월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선보였다. 슈퍼클럽은 이용자가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 모든 레스토랑 메뉴를 월 10회, 3000원 자동할인 혜택을 받는다. 10회 이상 요기요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겐 2만원의 혜택이 돌아오는 셈이다. 이처럼 소비자 혜택이 늘었던 건 배달 앱 간 치열한 사용자 유치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 강도가 약화되면서 사업자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자영업자나 소비자 입장에선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요기요' 본사, '배달의민족' 인수… 韓 인터넷 최대 '빅딜'



獨 DH, 우아한형제들 인수 계약 체결… 김봉진 대표, DH 경영진·주주로 합류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사진=뉴스1

글로벌 모바일 배달 서비스 업체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가 국내 최대 배달음식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DH 경영진 및 주주로 합류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이끈다.

우아한형제들은 DH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와 김봉진 대표의 DH 경영진 합류,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사 설립 등 내용이 포함됐다. DH는 독일 기업으로 세계 최대 모바일 배달 서비스 업체다.

DH가 우아한형제들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으로 평가, 지분 인수 규모가 4조800억원에 달한다. 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는 국내 인터넷기업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다.

김봉진 대표를 비롯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 지분 13%는 DH 지분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DH 경영진 중 최대 규모 지분을 보유한다. 3명으로 구성된 DH 본사의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된다. 우아한형제들 경영은 김범준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맡는다. 김 CTO는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우아한형제들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지분 절반씩 출자해 싱가포르에 합작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한다. 김 대표가 우아DH아시아 회장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과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 사업을 총괄한다. DH는 대만,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배달 사업을 펼치고 있다.

DH의 국내 계열사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배달통'과 배달의민족은 현재처럼 따로 운영한다. 두 회사는 현재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5000만달러(약 600억원) 규모 혁신기금도 마련한다. 푸드테크 분야 한국 업체의 서비스 개발 지원에 쓰인다. 한국에서 성공한 음식점이 해외로 진출하려고 할 때 시장조사나 현지 컨설팅 비용으로 지원한다. 배달기사들의 복지 향상과 안전교육에도 활용한다.

DH는 "아시아 시장은 배달 앱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성공을 이룬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전역에서 경영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협력은 대형 IT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배달 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배민 라이더들' 요기요 피인수' 소식에 "당혹…고용불안"



전속 2000명, 배민커넥트 6000여명, 최근 요기요 사측 라이더와 근로 분쟁

라이더유니온 / 사진=뉴시스
라이더유니온 / 사진=뉴시스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라이더(배달기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데다, 과거 요기오-라이더 간 분쟁이 재조명되면서 처우에도 악영향이 올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1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수로 불안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영 합리성 등을 이유로 라이더 규모를 기존만큼 유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18일 배달 플랫폼 노동조합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에서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받은 단체다. 현재 라이더 약 160명이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다.

이들의 불안 배경에는 인수 주체가 최근 라이더와 근로 분쟁을 벌인 '요기요'의 모회사라는 데 있다. 배달원들은 대부분 배달앱과 업무 위탁계약을 맺은 형태여서, 고용 형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소비자→배달앱→음식점→배달대행업→소비자' 구조로 배달이 되는데, 배달원 다수가 배달대행업 소속이다.

배민은 자체 제공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일부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반면 요기요는 대부분 업무 위탁계약 형태로 배달원을 고용하고 있다.
근로 분쟁 당시 요기요 라이더들은 요기요가 '위장도급' 형식으로 지휘 감독을 행사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요기요는 "개인사업자 계약"이라고 맞섰다. 최근 라이더들에 대한 보너스를 늘리며 인력을 늘린 배달의민족과 온도차가 크다. 이 때문에 요기요의 라이더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옮겨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전속 계약을 맺은 배민라이더스는 1500~2000명, 개인사업자 계약방식의 배민커넥트 라이더는 6000여명 수준이다.

라이더유니온 역시 조합 구성원에서도 배달의민족 소속이 가장 많다.

구 팀장은 "최근 배달의민족에서 보너스를 늘리며 라이더들이 많이 옮겨왔는데 이런 현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구 팀장은 "이번 인수 계약으로 라이더를 바로 자르지는 못하지만 단가를 줄이는 방식으로 스스로 떠나도록 만드는 현상이 벌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만간 배달의민족 측에 교섭을 요구하려 했다"며 "적극적으로 임할지 회피할지 태도로 향후 정책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DH는 우아한형제들 주식 중 투자사들이 보유한 8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총 4조7500억원으로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업계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다.

이동우, 방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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