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댓글 보면 참담해"…노조 파업에 호소한 기아차 대표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 단체교섭 모습. /사진제공=기아차 노조

"대표이사로서 신문기사와 비난 댓글에 눈을 뜨기 힘든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가 노사가 임금 단체교섭 문제로 겪는 갈등에 "고객과 국민의 눈초리가 차갑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전날 전 직원에게 "노사가 어렵게 합의한 잠정합의안 부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보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 16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성과·격려금 150%+3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안은 지난 13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2만9370명 중 1만1864명(43.9%)만 찬성해 부결됐다. 게다가 노조는 이날부터 20일까지 부분파업에 나섰다.

최준영 기아차 사장

최 대표는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섭을 통해 만든 의견일치안이 동의를 받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생존과 고용의 발목을 잡는 잘못된 노사관계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전대미문의 대전환에 처해 있다"며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는 기아차만 피해 갈 수 없으므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경쟁력을 잃고 공장 폐쇄와 감원, 철수설에 시달리는 국내 완성차 3사를 거울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팎으로 험난하지만 우리에겐 최근 출시한 셀토스, K7, 모하비, K5 등 비장의 무기가 있다"며 "노사교섭에만 매달려 소모적 줄다리기를 할 때가 아니라 고객에게 호평받는 신차 성공을 이어가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회사는 교섭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모두의 존립 기반을 지킬 수 있도록 원칙은 지킬 것"이라며 "생존과 고용 안정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비효율을 개선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아차 노조는 전날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날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이날 주간조와 야간조 각각 2시간씩 파업으로 생산이 멈추고, 오는 19일과 20일에는 각각 4시간씩 파업이 이뤄진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