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담만 받아도 000"?…보험상품 미끼 모집 못한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보험 상담만 받아도 20만원 상당의 전기 냄비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TV 홈쇼핑이나 온라인몰에서 고가의 사은품으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가 사라질 전망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19일 광고심의위원회를 열고 ‘고가 경품가액 심의기준 및 절차 개선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홈쇼핑이나 온라인 채널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편법으로 고가의 사은품을 제공해온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마련한 자율 개선안이다.

지난 10월 금융소비자연맹이 고가 사은품 전수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고가 사은품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소비자연맹이 홈쇼핑과 온라인 보험상품 판매에서 판매되고 있는 21개 보험상품을 조사한 결과, 62%인 13건의 사은품이 3만원 이상이거나 연간보험료의 10%를 초과하는 고가 사은품으로 나타났다.

보험업법에서는 보험 계약 시 3만원 또는 연간 납입보험료의 10%를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과다 경쟁으로 발생한 고가 사은품은 사업비 증가와 보험료 인상을 불러와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 몫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 상품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사은품에 현혹돼 보험에 가입할 때 소비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선안에는 경품가액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똑같은 상품을 구입하려고 할 때 내는 비용 수준이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가의 경품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한 후 재고가 1개 또는 소진된 것으로 표시해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경품가액은 접근이 불가능한 폐쇄 사이트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접속할 수 있는 ‘오픈 마켓’에서 3만원 또는 연간보험료의 10%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빙돼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의 증빙자료는 협회에 제출해 경품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홈쇼핑 광고에서도 방송 중 사용하는 경품의 증빙자료를 방송 이전에 제출해야 한다. 경품이 변경됐을 때에도 심의 신청 후 사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선안은 문제를 인식한 즉시 협회가 자율적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경품 심의결과에서 적격을 받았더라도 무작위로 상품을 선정해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위반 시에는 최대 방송 금지 등 제재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