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사이 1000억원…중금리 대출 확대하는 KB국민카드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KB국민카드가 카드업계 내에서 중금리대출 취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업권별 금리 수준 차등화로 중금리대출 취급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KB국민카드의 지난해 하반기(7월~12월)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약 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보다 취급액이 줄었지만 현재 중금리대출을 운용하는 다른 카드사에 비하면 월등한 규모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약 670억원, 롯데카드는 300억원, 신한카드는 28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취급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각 업권별 중금리대출 기준을 전면 차등화했다. 업권마다 비용구조가 다름에도 저축은행 기준의 금리요건을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하다 보니 다른 업권에서는 요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제대로 된 중금리대출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즉 지난해 7월부터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기준은 평균금리 11% 이하, 최고금리 14.5% 미만으로 설정했다. 기존 평균금리 16.5%, 최고금리 20%에서 5.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부 카드사들은 중금리대출 취급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금리보다 낮은 신용등급의 고객에 대한 대출 리스크도 적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금리대출을 다루지 않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2018년만해도 중금리대출을 판매했지만 기준 변경 이후에는 맞는 상품을 내놓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상황은 동일하다. 그렇지만 중금리대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수익성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하면 새로운 수익원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악화의 대비책으로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는 측면도 있다”며 “당국의 중금리대출 정책에 부합해 중저신용자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효과도 함께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도 중금리대출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금융그룹 전체 대출을 비교해주는 ‘KB이지대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