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채용비리 혐의' 이석채 보석 신청…"정신으로 버티는 중"

이석채 전 KT 회장이 지난해 4월 3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사진=뉴스1

유력인사들의 자녀나 지인을 부정 채용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석채 전 KT 회장이 항소심에서 보석(조건부 석방)을 신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9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항소심 보석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구속 상태인 이 전 회장은 이날 정장 차림으로 재판에 직접 출석해 발언했다.

이 전 회장은 "다 제 책임이고 참으로 죄송하다"면서 "신입사원 문제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은 "KT 내에서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검찰에서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데 얼굴이 너무 많이 알려져있어서 도주할 수 없다"면서 "몸도 많이 불편한데 지금 정신으로 버티고 있다"고 보석을 허가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회장 변호인은 "1심에서 구속기간을 이유로 거의 1주일에 한 번씩 재판하며 심리를 촉진해 당시 금융조회를 하고 싶었지만 구속 만기 전에 선고해야한다는 재판부 방침으로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면서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는데 이미 구속기간이 8개월이 지났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과 전 회장이 재판 과정에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2심에서는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 진행할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검찰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서 형사소송법에서 인정하는 필요적 보석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며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검토한 후에 보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전 회장은 KT 회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서유열 전 사장 등과 함께 12건의 부정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11건의 부정채용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검찰은 2012년 상반기 KT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3명, 하반기 공채에서 5명, 2012년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이 부정채용됐다고 조사했다. 여기엔 2011년부터 KT스포츠단에서 파견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김 의원 딸도 포함돼 있다.

1심 법원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고 이 전 회장은 불복해 항소했다. 아직 2심 재판은 시작되지 않았다.

한편 이 전 회장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도 별건 기소돼 김 의원과 함께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