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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팔면 수당 2000만원" 다단계식 기획부동산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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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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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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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정구 금토동 산73 지역 및 판교 제2제3 테크노밸리 지역 /사진=네이버 지도
경기도 수정구 금토동 산73 지역 및 판교 제2제3 테크노밸리 지역 /사진=네이버 지도
"아이 결혼자금이었어요. 1년이 지났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서울에 사는 김모씨(55·여)는 지난해 부동산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도 수정구 금토동 산73' 기획부동산 투자자다. 김씨가 투자한 돈은 2000만원. 지인을 믿고 투자했다가 1년 동안 땅을 되팔지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문제의 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과 경기 판교신도시에 걸쳐 있는 청계산 자락에 있다. 10여개의 부동산 업체가 면적 138만4964㎡ 땅을 150억원에 사들여 1년만에 1000억원에 매매했다는 소식에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기준 땅 소유자만 4800여명으로 전국에서 한 필지당 소유자가 가장 많다.


"경매로 낙찰 받아 싸게 파는 것...무조건 개발된다"


"2억 팔면 수당 2000만원" 다단계식 기획부동산의 실체

김씨에게 투자를 권유한 건 동네 지인 이모씨였다. 이씨는 지난해 3월 "판교 제2테크노밸리 주변이고 제3테크노밸리도 생기니 사두기만 하면 돈이 된다"며 "금싸라기 땅이 될텐데 지금은 평(3.3㎡)당 20만원 정도밖에 안 한다"며 접근해 왔다.

김씨는 이씨가 건넨 지도를 보고 순간 눈이 번쩍 띄었다. 실제 '판교제2테크노밸리' 인근 땅이었다. 김씨가 "땅값이 왜 이렇게 싼 거냐"고 물었더니 이씨는 "경매로 산 땅이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집에 돌아온 김씨는 곧바로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 뉴스와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실제 판교제2테크노밸리와 판교 제3테크노밸리가 조성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결국 김씨는 이씨가 소개해준 업체에 2000만원을 내고 땅을 샀다.

하지만 김씨는 한달 뒤 현장에 가보고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토지는 실제 공익용 산지이자 경사도가 25~30에 표고(m)가 300~400인 급경사 산지로 개발제한구역이었다. 판교테크노밸리랑 거리만 가까울 뿐 사실상 개발이 어려운 곳이었다.

김씨는 "2000만원 정도는 투자해 놓으면 오르겠지 하는 생각으로 투자했는데 스스로 한심스럽다"며 "하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니 도저히 개발되기 힘든 땅이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 유치…땅 팔면 금액 10% 수당"


실제 경기도 수정구 금토동 산73 땅 일부 로드뷰 /사진=네이버 지도
실제 경기도 수정구 금토동 산73 땅 일부 로드뷰 /사진=네이버 지도

기획부동산 업체의 전략은 치밀하고 교묘했다. 40~50대 주부 수백명을 고용해 일당 5~7만원을 주고 땅을 홍보했다.

투자자를 다수 끌어들이기 위해 다단계 방식도 활용했다. 투자자를 유치해 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 자발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게 만들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당시 업체들은 투자자를 유치해 오는 주부에게 투자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줬다. 2억원 투자를 유치해오면 2000만원을 준 것이다.

김씨는 "수수료가 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영업을 하고 다니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가 찾아올 것을 대비해 사무실에는 사업을 홍보하는 홍보영상을 틀어놓는 등 대담함까지보였다.


전문가 "사기 입증 어려워...현장 꼭 가봐"


김씨는 변호사를 찾아갔지만 '사기' 입증이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현장을 꼭 가보고 매매하기 전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조언한다.

이동재 감정평가사는 "경기도 수정구 금토동 산73 토지는 경매로 낙찰 받은 게 아니라 업체가 매매한 것"이라며 "그런데 00경매라고 법인을 하나 차린 후 홍보할 때는 '경매로 샀다'고 말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가사는 "주변 시세에 비해 가격 차이가 너무 크게 나면 의심부터 하는 게 좋다"며 "전문가들에게 꼭 한 번 물어보고 현장에도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 팀장은 "사기가 되려면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은폐해 상대방을 착오에 빠트리는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기획부동산은 기망행위를 입증하기 힘들다"며 "계약서를 쓰기 전에 한 번 더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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