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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텀블러 사용을 '또' 결심한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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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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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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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툰베리' 기자가 전하는 환경보호 실천과 멘탈관리 팁

텀블러와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진=이미지투데이
텀블러와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진=이미지투데이
"오 저도 텀블러족인데! 그런데 닦기 귀찮아서 안가지고 다니게 되더라고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 한잔을 시키던 순간.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내던 기자에게 취재원인 중년의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답했다.
"그러면 텀블러족 아닙니다."

새해 들어 환경보호 실천 의지를 다지며 텀블러를 사용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이런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작심삼일로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실 물건과 포장, 서비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를 의식적으로 거부하며 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상적으로 거부해야 하고, 추가로 설명해야 하며, 때로는 돈을 더 내야 하기도 한다.

회사 안팎에서 '한국의 툰베리*'(툰베리 미안해)로 불리게 된 기자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일상에서의 환경보호 사례, 멘탈관리 팁까지 나눠본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말한다).



때로는 편리함을 거부해보자


플라스틱병, 플라스틱 빨대 등 쓰레기. /사진=픽사베이
플라스틱병, 플라스틱 빨대 등 쓰레기. /사진=픽사베이
음식배달앱을 단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았다. 휴대폰에 깔아본 적도 없다. 최근에는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 등을 제외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용기는 여전히 일회용이잖나. 배달음식을 시켜먹기보다는 식당에 직접 가서 먹는다. 그런데 사실 밥은 주로 집에서 해먹는다.

온라인 쇼핑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값이 3000원 이상 차이나면 솔직히 고민한다). 포장재도 포장재지만 그 물건을 내 집앞까지 배달하느라 추가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생각하면 북극의 녹고 있는 빙하가 생각난다 (극적이어서 미안하다).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사먹지 않는다. 물은 끓여 먹는다. 플라스틱도 플라스틱이지만, 그 물은 대체로 우리가 사는 곳과 아주 멀리 떨어진 '깨끗한 곳'에서 온다. 심지어 '알프스 물'이라며 외국에서 오기도 한다. 물의 무게를 생각하면 생수병은 탄소발자국이 가장 큰 상품 중 하나다.

어떤 음료를 사먹어야 한다면 플라스틱보다는 유리병이나 캔에 담긴 음료를 선택한다. 그나마 플라스틱보다는 재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많이 없어지는 추세지만 우산 비닐을 씌워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미화 도우미가 사람들의 우산에서 뚝뚝 떨어진 빗물을 닦고 있는 모습을 보면 비닐을 안 씌울 도리가 없다. 이럴 때는 처음 사용한 우산 비닐을 우산대에 묶어놓고 하루 종일 사용한다. 다른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새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다.



"NO" 하는 데 익숙해진다


플라스틱 빨대. /사진=픽사베이
플라스틱 빨대. /사진=픽사베이

음식점에 갔을 때 반찬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다 안먹을 것 같은 반찬은 처음부터 안먹겠다며 치워달라고 한다. 애초에 음식을 먹을 만큼만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물건을 살 때 당연한듯 봉지에 담아주는 직원에게 "봉지는 안할게요"라고 말한다. 비상용으로 가방 안에 넣고 다니는 에코백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비닐봉지, 종이백 사용을 거부한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면, 한번 쓴 후 버리지 않고 재사용한다.

일부 카페의 경우 '서비스 정신'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음료에 꽂아서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럴까봐 이미 주문한 사람들의 음료가 어떻게 나오는지 자세히 보고, 경우에 따라 "빨대는 꽂아주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한번은 유명 버블티 전문점에 가서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재료의 정확한 용량 등을 위해 자신들의 플라스틱 컵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길래 구매를 포기했다.

꼭 버블티가 아니더라도 무인 주문기에서 주문하면 음료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보통 텀블러 선택은 안되기 때문에 거부하고, 긴 줄 끝에 서서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한다.



한두번 까먹어도 괜찮아


플라스틱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진=픽사베이
플라스틱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진=픽사베이

당장 아무런 '금전적' 비용을 내지 않고 일회용잔으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그런데 가지고 다녀야 하고 자주 닦기까지 해야 하는 텀블러를 매일 들고 다니는 건 사실 꽤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이미 무거운 출근길 가방에 텀블러 하나 더 넣고 갈 용의가 있는가. 집에서 나올 때 텀블러를 가져오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막상 점심 뒤에 커피를 먹으려 하니 텀블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면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다.

그러나 한두번 까먹는다고 너무 상심치 않는다. 일회용품을 쓰게 되면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지 말고, '다회용'으로 써보자. 그날 하루 만큼은 다른 일회용잔을 쓰지 말고 커피를 더 마실 때도, 물을 더 마실 때도 이미 쓴 그 일회용잔을 사용하자. '텀블러 건망증'이 너무 자주 발생하면, 아무리 공짜 커피라도 거부해보는 것도 자성 차원에서 추천해본다.

이건 일회용잔뿐 아니라 모든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 적용할 수 있다. 공중 화장실에서 손을 닦고 손수건을 안가져왔을 때는, 페이퍼타올을 쓰지 않고 자연적으로 바람에 말리게 놔둔다. 페이퍼타올을 써야 한다면 사용한 타올로 책상이라도 한번 닦는다.



남에게 강요하지 말 것


"너가 그렇게 유난 떨지 않아도 어차피 다른 사람들이 다 버린다"며 무용론을 제기하는 주변인들도 때때로 만난다. 이건 가치관의 문제라고 본다. 나쯤은 버려도 상관없는지 혹은 나라도 버리지 말자고 생각할지의 차이다.

하지만 그들의 말도 분명히 일리가 있다. 환경문제만큼은 정말이지 다다익선인 것이다. 그래서 '프로 불편러' 초기에는 남들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하기도 했다. 회식이 끝난 후 열명이 넘는 인원이 카페에 들어갔을 때, 플라스틱 빨대가 없다며 '뻥치고' 그냥 컵째 마시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쌀빨대를 잔뜩 가져와 사무실 중앙에 두고 대신 사용하라며 눈치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텀블러를 거의 매일 가지고 다니게 된 지난 5년간 깨달은 게 있다면, 남에게 강요를 하지 않고 내가 행동으로 보여줄 때 동참 효과가 더 크다는 것. 음료를 주문할 때는 "너도 플라스틱 빨대 쓰지마"가 아닌 "나는 플라스틱 빨대 안쓸게"라고 한다. 그럴 때 상대방의 "나도 안써보겠다"는 반응도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



마치며


2019년 미국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사진=타임지 홈페이지
2019년 미국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사진=타임지 홈페이지

글머리에 툰베리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은 사실 기자가 툰베리 급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툰베리는 비행기가 이산화탄소를 너무 많이 배출한다는 이유로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횡단했는데, 기자는 비행기도 자주 탄다….

사실 환경보호를 일상에서 더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혹은 일상의 차원이 아닌 시스템의 차원에서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말도 안되는 경험을 공유하는 건,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일상에서의 환경보호 팁을 줄 수도 있을 거란 무한긍정 마인드에서다. 물론 기괴한 글로 웃고 넘어갈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 하세린
    하세린 iwrite@mt.co.kr

    한 마디의 말이 들어맞지 않으면 천 마디의 말을 더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기에 중심이 되는 한마디를 삼가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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