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위너스자산, 니케이225 830억원대 옵션손실 '책임 분쟁'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위너스자산운용과 KB증권이 니케이225 옵션 반대매매를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물으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사태에 일본 증시가 급락하면서 풋옵션 가격이 급등하자 KB증권은 위너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니케이225 옵션을 전량 반대매매한 것이다.

KB증권은 원칙을 지켰다고 밝힌 반면, 위너스자산운용은 운용의 전략적 판단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너스자산운용이 추정한 관련 손실은 약 835억8500만원에 이른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달 28일 야간거래에서 위너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이던 니케이225 옵션(청산일 12일)의 반대매매를 진행했다. 이날 니케이지수는 3.67%가 급락했다. 이에 따라 위너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이던 15000 풋옵션 종가는 26일 1.00에서 27일 2.00으로 올랐고 28일에는 42.00이 됐다.

당시 위험도는 50% 미만이었다. KB증권은 원칙적으로 옵션 거래의 '합산위험도'가 80%가 넘어가면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KB증권 측은 "지난달 28일 정규장에서도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어 위너스자산운용에 계속적으로 위험 고지를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밤 사이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발생했다. 니케이225 옵션 가격은 급등했고, 옵션 거래 손실이 급격히 불어났다.


KB증권은 "위험도가 80%를 넘었고, 100% 원금평가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라 약관에 따라 장중 반대 매매를 진행했다"며 "이는 국내외, 주간·야간의 구분이 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위너스자산운용은 그러나 "거래가 빈약한 야간시장에서 반대매매를 진행해 옵션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됐다"며 "KB증권의 반대매매로 피해가 커졌다"고 반박했다. 야간시장은 거래량이 정규장의 5분의 1 수준이다.

거래량 및 호가 잔량이 지극히 적은 상황 속에서 매물이 나오자, 보유한 옵션 종목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반대 매매가 연속적으로 다른 계좌의 반대 매매를 유도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42였던 가격이 야간시장 거래 중 230까지 치솟았다.

니케이225 옵션 가격은 그 다음거래일인 지난2일부터 진정되기 시작해 이날에는 장중 5까지 떨어지도 했다.

이에 KB증권 관계자는 "위너스자산운용이 제공한 운용계획 상에서는 투자원금 대비 -10%를 손절매 기준으로 설정해 손실 확대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이 명시돼 있다"며 "이를 지키지 않아 원금 이상의 손실을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옵션은 무한대의 손실위험을 가진 상품"이라며 "다음날 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반대매매 규정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측은 손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희득 위너스자산운용 부사장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빠른 시일 내 법률대리인을 지정하여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B증권도 "강력하게 법적 대응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