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대구 소년의 비극, 코로나19 검사는 왜 비껴갔나

16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대구에서 17세 소년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며 보건당국이 코로나19(COVID-19)와 연관성 조사에 나섰다. 정확한 사인과 더불어 수차례 검사에도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한 원인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8일 오전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사망한 17세 소년 A군에 대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음성과 양성을 오간 A군은 아직 코로나19 판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기저질환 없던 청소년 폐렴 증상 사망, 코로나19 관련성은?

코로나19 /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앞서 A군은 폐렴 증세를 보여 지난 12일 최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으로 나왔다.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6번의 검사를 추가로 받았지만 모두 음성을 나왔다. 마지막 검사에서 유전자 하나에서만 양성 판정이 나왔다.

기저질환이 없던 A군의 죽음은 갑작스러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10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A군이 코로나19 판정을 확정받으면 고령 또는 기저질환자 외에도 코로나19가 중증이 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A군의 직접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다. 다발성 장기부전이란 몸속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심하게 둔해지는 상태를 뜻한다. X선 검사에서는 폐 여러 부위가 하얗게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검체 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판명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음성이었다가 양성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미결정이라고 판단돼 재검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력 과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원인? '치료 못받아' 주장도

코로나19 대구 동성로 일대. / 사진=대구=임성균 기자 tjdrbs23@

갑작스러운 10대 소년의 죽음으로 코로나19가 건강한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토카인(cytokine storm) 폭풍'이다. 그간 전문가들은 소아와 청소년은 중증으로 갈 확률이 낮다고 밝혀왔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나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신종플루와 조류인플루엔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반응의 과잉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은 젊은 층에서 발생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의료진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초기 확진자를 조사한 논문에서 사이토카인을 주요 사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언론을 통해 A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군의 부모님은 아들이 열이 41도가 넘는 상황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못 받아 병원 측이 집으로 돌려 보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