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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연결성의 부작용…'블랙스완' 탈레브 13년 전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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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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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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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항공기 때문에 글로벌 팬데믹된 코로나19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코로나19가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초만 해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던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갑자기 들불처럼 번지더니 우리나라까지 확산되고 이제는 유럽, 미국도 초비상상태다.

3만 포인트에 근접했던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2만선 밑으로 폭삭 주저앉았고 미국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20%까지 급등할 수 있는 극단적인 비관론까지 나온다. 정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대위기가 오는 걸까.

마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서 유명해진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Nassim Taleb)가 지난 9일 SNS에 코로나19와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다. 탈레브가 노란 색으로 하이라이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가 여행을 더 많이 하면서 전염병은 더욱 더 발달할 것이다. 수적으로 우세한 세균들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성공적인 킬러는 더욱 효율적으로 광대하게 확산될 것이다.”

“나는 세계 전역에 걸쳐서 아주 특이하고 정교한 바이러스의 확산 리스크를 보고 있다.”

그런데 위 내용은 나심 탈레브가 지난 9일 했던 말이 아니라 13년 전 출판한 ‘블랙스완’(Black Swan)에 나온 대목이다. 탈레브는 이건 예측이 아니라 너무 많은 연결성(connectivity)을 가진 세계의 취약한 특성을 말한 것뿐이었다고 설명했다.

21세기는 인터넷을 비롯한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글로벌화로 대변된다. 이 같은 기술발전과 글로벌화의 결과는 고도의 연결성이다. 그리고 코로나19는 고도의 연결성에 수반되는 하나의 부작용이며 WHO가 정의했듯이 팬데믹(Pandemic), 즉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이다.

아마 17세기 후반 청나라 시대에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면 이 전염병은 주변 마을 몇 곳에서 몇몇 사람들이 몇 달 동안 죽어나가는 것에 그쳤을 것이다. 당시는 연결성이 낮았기 때문에 전염병이 지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기 어려웠고 전염병이 퍼지는 속도도 기껏해야 시속 4km(도보) 내지는 빨라 봤자 시속 48km(말)에 불과했다. 바이러스의 이동 속도는 숙주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이동 속도와 동일하다.

그런데 지금은 전염병이 퍼지는 최대 속도가 시속 892km(보잉 777)에 달한다.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도 중국 내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시속 350km의 속도로 퍼졌고 이 후 감염된 중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전 세계로 출국하면서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이처럼 전염병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의 양은 연결성이 높을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연결성의 대명사는 기차와 항공기 등 대규모 운송수단, 특히 항공기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뉴욕증시가 폭락했지만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은 항공기를 생산하는 보잉과 델타항공 같은 항공사다.

지난 19일 미국 국무부가 여행 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여행 금지)로 올리며 자국민의 해외 여행을 전면 금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처럼 코로나19는 국가간 인적교류를 중단하며 연결성을 최소화하는 ‘자국격리’ 상태까지 야기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가간 거리두기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결과는 처참하다. 지난 해 말 325.76달러에 달하던 보잉 주가는 지난 20일 95.01달러로 떨어지며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폭락했다. 같은 기간 델타항공 주가도 58.48달러에서 21.35달러로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최근 낙폭이 커지긴 했지만 주가가 반 토막 나는데 그친 대한항공이 오히려 선방한 편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높은 수준의 연결성이 가져오는 리스크를 설명해주는 유용한 사례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상호 연결성(interconnectivity)은 여전히 거스릴 수 없는 추세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코로나19도 지나가겠지만, 우리에게 큰 숙제를 남길 것이다. 바로 극도로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어떻게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블랙스완을 예방할 수 있을지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3월 23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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