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패닉셀링' 겪은 증시…4월 투자는 이렇게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4월에는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

3월 한 달 동안 코스피가 20% 이상 하락하는 '패닉셀링'이 나타나는 등 증권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선택과 집중' 중심의 투자전략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월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패닉셀링'을 경험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지수가 2000에서 1400까지 내려오는데 10개월이 걸렸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단 9거래일 만에 코스피를 2000에서 1400으로 단숨에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공포에 질린 매도와 반대매매가 속출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대표 주가지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시장은 4월 증시에 대해 뚜렷한 그림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내놨던 3월 전망이 완전히 빗나간 데다, 현재 시장 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코스피가 3월 말 월말지수를 중심으로 1600~1800선에서 급등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과 함께 시장 대기자금에 힘입어 2000선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언제 어떻게 진정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존 가정에 근거해 지수 밴드를 전망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처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전망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악화, 경기침체 등 악재에 대처하면서도 시장 반등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 증시는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에 압도됐던 투자심리가 진정되며 회복 시도가 기대되지만,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충격이 실물경제에 가해진 결과와 마주하면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급등락 양상이 연장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와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4월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투자비중을 3월 대비 더욱 높였고, 건강관리 센터의 편입 비중을 끌어올렸다"며 "반대로 모멘텀 약화가 불가피한 섹터의 투자비중은 극단적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추천 업종, 테마로는 IT, 인터넷, 화학, 제약업종을 꼽았다.

4월에는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포트폴리오는 방어에서 위험 선호로 전략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낙폭 과대 구간에서 선진국 소비 위축보다 중국의 생산 재개, 복원력이 높은 대표 소비재 기업 비중 확대, 낙폭 과대 성장 테마의 저가 매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펀더멘털 우려와 가격 매력이 상존하는 구간에서 예상된 악재에 둔감하고 작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구간에 진입했다"며 "시장의 우려는 공감하지만 셀(매도) 포지션보다는 바이(매수) 포지션이 우위에 있으며, 호재성 이슈를 반영한 업종별 차별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시장 참여자는 중국의 부양책을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지만 경제적 충격을 먼저 답습해 전염 종식구간에서 대규모 부양책 집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양적완화, 재난보조금 중심의 선진국 부양책보다 중국의 재정 중심 부양책이 수요 창출 기대와 맞물려 관련 개별 업종 회복과 주가 반등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4월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1차적으로 단기 유동성 경색이 증시 급락을 초래했다면, 2차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제지표 부진, 3차적으로는 컨센서스 하향조정 및 2분기 기업실적 악화가 증시를 짓누를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2분기 미국 기업실적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이 같은 우려는 실적 연착륙에 기반한 안도 랠리가 나오기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