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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왜 주식 사냐고요? 부자되기 싫은 사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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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수 기자
  • 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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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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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동학개미운동의 명과암 ①

[편집자주] 올해 급락장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은 개미였다. 일부 빚 내 투자하기도 하지만, 과거와 달리 신용을 내지 않고 현금투자를 해 버티는 힘이 강해졌다. 우량주 위주로 매수해 연기금 패턴을 닮은 것도 달라진 점이다. 그러나 '동학개미'로 인한 시장 왜곡도 나타나고 있다.
"요새 왜 주식 사냐고요? 부자되기 싫은 사람도 있어요?"
"결국 돈을 많이 벌 길은 주식이나 부동산 정도잖아요. 그런데 부동산 하려면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월급쟁이한테는 주식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지금이 기회라고 하니까. 부자 되고 싶어서죠, 뭐."

최근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30대 초반 직장인 홍모씨에게 "왜 갑자기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느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최근 홍씨처럼 주식 투자에 새롭게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실제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시장 순매수액은 20조원을 넘는다. 이달 들어서만 총 11조1861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45조원을 돌파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도 지난달 초 최초로 3000만개를 넘어섰다.

"요새 왜 주식 사냐고요? 부자되기 싫은 사람도 있어요?"


"최근의 폭락, 기회라고 느껴져"…"뭔가 보여주자는 생각에 똘똘 뭉쳐"


개미들이 주식 시장에 달려들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등 시중에 현금이 많이 풀려있는 점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 강화로 뭉칫돈들이 갈 길을 잃은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주식 시장이 반드시 다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 투자를 결심했다는 개인 투자자들이 매우 많았다.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위기가 한창일 때 싼값에 주식을 사두면 언젠가는 수익이 난다는 사실을 학습했다는 것이다.

평소 주식 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던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지인들의 추천에 여유 자금을 털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그는 "욕심을 내지 않고 타이밍만 잘 잡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조언에 투자를 결심하게 됐다"며 "주식 시장은 항상 오르내리는 흐름이 존재하는 만큼 최근의 폭락이 기회라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력이 긴 '베테랑' 개인 투자자들도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10여 년 경력의 40대 이모씨는 "불황에도 오래 버틸 수 있는 기업, 외국인이나 기관이 살만한 기업 위주로 추려 투자를 하고 있다"며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다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현상에 대해서는 "그간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해 온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개미가 사들이면 승산이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는데 '이번에는 뭔가 좀 보여주자'는 생각들로 똘똘 뭉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처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급등세를 보이며 각각 8.6% 오른 1,609.07p, 8.26% 오른 480.40p로 마감한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6.9원 내린 1,249.6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이동훈 기자
모처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급등세를 보이며 각각 8.6% 오른 1,609.07p, 8.26% 오른 480.40p로 마감한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6.9원 내린 1,249.6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이동훈 기자


이번에는 개미가 승리할 수 있을까…전문가들 "현 상황 이례적, 가능성 있어"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단기적인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실제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인 1998년 7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코스피 지수는 278%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1월부터 30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137% 올랐다.

이와 관련,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76조6000억여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 내부 수급 기반 붕괴의 직·간접적 단초로 기능했던 수급원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경우 현 상황은 지극히 이례적 행보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렬로 말미암아 잠재적 하방 완충력과 반등 탄력이 동시에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며 "코로나19의 파장이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괴멸적 상황 변화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사이클의 최종 승자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중·소형주와 테마주 중심의 매수에서 탈피해 대형주 위주의 장기 투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대부분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의 순매수는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우량주에 집중돼 있다"며 "이런 모습은 2008년 개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테마주 중심으로 매수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거 증시 과열 상황에서 여러 지인들의 성공담에 혹해 일확천금을 노린 묻지마 투자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투자 종목과 투자 기간이 단기 차익보다는 꾸준히 배당 및 안정적 이익을 추구하는 장기 투자자의 성격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4월 1일 (14:1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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