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AtoZ]웹캠으로 얼굴도장·링크주소 따라가면 수행과제도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경북 안동의 한국생명과학고 A교사는 2일 오전 'Zoom' 플랫폼을 활용한 50분짜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연했다.

2일 오전 10시, 경북 안동에 있는 한국생명과학고 A선생님의 '농업' 교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연이 시작됐다. 온라인 원격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컸던 기자들이 직접 50분짜리 수업을 신청해 참여했다.

선생님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화상수업을 진행할 플랫폼인 '줌(Zoom)'의 링크를 안내했다. 사전에 노트북·태블릿PC·스마트폰에 줌을 다운로드해 설치해둬야 한다. 링크를 클릭하면 수업이 열리는 방에 바로 접속되고 사용 중인 노트북 카메라에 찍힌 얼굴이 실시간으로 수업창에 뜬다.

출석부터 필기, 질문·답변, 과제 모두 가능…"낯설지만 적응해야"

선생님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얼굴까지 뜨니 누가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선생님은 교실에서 하듯 학생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출석을 체크하고 학생들은 스피커를 켜고 답한다. 출석을 체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 이내 수업이 시작됐다.

줌 화면창에는 참여자들의 비디오 영상과 함께 선생님이 올린 교과 내용과 사진자료가 메인으로 뜬다. 선생님이 직접 설명하면서 줄을 긋고 필기하는 부분도 화면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낯설지만 옆에 노트를 놓고 선생님의 설명을 받아적어가면서 부지런히 수업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도중에 질문이 생기면 바로 옆 채팅창에 물을 수 있다. 선생님도 수업 틈틈이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답을 해준다. 학생들이 스피커를 켜두면서 나는 갖가지 잡음 때문에 선생님이 학생들의 스피커를 일시에 끄기도 했다. 마이크나 영상도 그때그때 껐다 켰다 할 수 있다.

선생님 질문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뽑기 기능'을 눌러 답변자를 고른다. 학생이 대답을 잘하면 칭찬의 의미로 카드를 누적해준다. 성적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참여하는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한 기능이다.

수업을 마치고 배운 내용을 복습하기 위해 선생님이 문답 형식의 수행과제를 배포했다. 링크를 클릭해 들어가서 답변을 달고 선생님은 이를 체크해 피드백한다. 과제 중에는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사진찍어 파일로 업로드하는 문항도 있었다.

'노트북·태블릿PC·스마트폰 어느 기기로도 학습 가능'…사전 적응 교육은 '필수'

50분간의 화상수업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놓친 수업 내용은 선생님이 공유한 자료를 복습하거나 채팅창을 통해 질문하는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A교사는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도 실제 교실 수업과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쌍방향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며 "학생들도 3~4번 적응기간에 연습하면 충분히 수업을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도 있다.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어느 기기로도 수업 접속이 가능했지만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쉽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연령이 높은 교사의 경우 사전 활용 교육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중고생의 경우 이미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에 익숙한 경우가 많지만 학교, 교사마다 사용하는 플랫폼이 다를 수 있어 사전 적응 교육은 역시 필수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보다 선생님이 직접 스마트폰 카메라로 수업을 녹화해 편집한 후 제공하는 녹화강의나 EBS 기존 강의를 활용하는 방안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BS온라인클래스' 사이트에 접속해 학교를 검색하면 학교와 반, 담임 선생님 리스트가 뜬다. 해당 반에 들어가서 과목을 선택해 매일 수업을 들으면 된다. 온라인 개학을 하면 수업들이 라이브로 시간표에 맞춰 진행된다.

수업 시간 맞춰 들어야해 맞벌이 초등 저학년은 '긴급돌봄' 등 대안 마련해야

스마트기기만 있으면 수업을 듣는 게 어렵지 않지만 초등 저학년의 경우 혼자 수업 시간에 맞춰 접속하고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은 긴급돌봄 등 대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업에서 소화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교사가 수행평가 과제만 제출해주고 학생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수업도 할 수 있지만 교육부는 이 경우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결과를 성적에 반영하지는 않도록 했다.

교육부는 온라인 원격교육을 둘러싼 학부모들의 우려에 "온라인 개학 이전에 취약학생을 위한 스마트기기 지원을 서두르고 수업 유형과 모델별 출결 처리 방법, 학생 평가 방법을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안내하는 등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