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첫날, 日도쿄 이발소엔 손님이 몰렸다

/사진=AFP

"70~80% 접촉을 줄이면 반드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루 전 7개 지역에 코로나19 관련한 '긴급사태'를 선포한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바람만큼은 아니어도, 긴급사태 적용 첫날인 8일 이들 지역 거리에는 사람이 줄었다. '이동제한령'이 아닌 선언 수준이었지만 재택근무가 늘었고 스스로 휴업하는 곳도 많았다. 이 와중에 손님이 몰린 곳도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오늘 아침 1년 만에 지하철 자리에 앉았다"는 한 직장인의 말을 전하며 도쿄 시내가 평소보다 사람이 적다고 보도했다. 도심 회사로 출근하는 다른 직장인은 "평소의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8일 오전 일본 도쿄 신주쿠역의 모습. /사진=AFP

상업지역은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주변이 한산했다. 백화점들은 일제히 문들 닫았다. 한 도심 건물 지하에는 60개 음식점 중 1곳만 열었다. 손님은 없었다. 다른 곳의 과일주스가게에도 역시 손님이 크게 줄었다. 업주는 "사놓은 과일이 있어서 어찌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사카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영업 자숙 분위기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지역에 휴업하는 음식점들이 많다고 전했다. 백화점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한 식당은 "손님이나 상가에 폐를 끼칠 수 없다"며 닫았고, 일단 1주일 휴업하기로 한 곳도 있다.

이들과 달리 손님이 몰린 곳도 있다. 도쿄의 한 이발소에는 오전부터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문을 열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이·미용실은 지자체장이 영업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지만 정부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신바시역 근처 이발소 사장은 "종업원도 있고 계속 일하고 싶다"면서,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체온계도 주문해놨다고 아사히신문에 밝혔다. 오사카의 한 이발소도 오전부터 손님이 몰렸다. 업소는 환기를 위해 입구의 문을 열어놓고 일을 하고 있다.

지난 5일(위)과 8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의 다케시타거리의 모습. /사진=AFP

앞서 7일 오후 아베 총리는 도쿄, 카나가와, 사이타마, 지바, 오사카, 효고, 후쿠오카 7개 지역에 대해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다음달 6일까지 약 한달 동안 적용된다. 아베 총리는 "밀폐, 밀집, 밀접 '3밀'을 막겠다"면서도 도시봉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긴급사태 선포로 해당 지자체장은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의 사용제한을 지시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200명가량 나온 도쿄의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는 당초 7일 긴급사태 선포 후 사용중단 업종을 공개하려고 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미뤄졌다.

도쿄도는 백화점, 술집, 이·미용실, 오락실, 체육관 등의 사용제한을 원하지만 중앙정부가 "가혹하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이케 도지사는 정부와 조율 후 10일 사용제한 업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