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줏집서 3300만원 쓴 정의연…그 해 피해자 지원은 2300만원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정의연은 2018년 11월 18일 옥토버훼스트 종로점에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28주년을 기념하며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사진=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2018년 28주년 기념행사를 열며 맥줏집 등에 기부금 3300여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정의연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2018년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3339만8305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디오브루잉주식회사는 서울 청진동과 자양동에서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주집을 운영하는 회사다.

명세서에 따르면 이 항목의 지출 목적은 '모금사업', 수혜 인원은 999명이다.

정의연은 2018년 11월18일 옥토버훼스트 종로점에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28주년을 기념하며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당시 행사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했다.

정의연이 2018년 모은 기부금은 약 12억497만7973원이고 이중 그해 국내사업에서 지출한 기부금은 3억1067만4155원이다. '후원의 밤' 행사에 그 해 국내사업에서 쓴 기부금 지출액 중 약 10%를 사용한 셈이다.

반면 같은 해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비로 사용된 금액은 2300만원이다.

정의기억연대 2018년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국내사업)./사진=국세청

이에 대해 정의연은 3300여만원을 기념행사에서 모두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 해 여러 곳에서 지출한 모금행사 비용을 한 번에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3300만원은 해당 매장에서 사용한 것뿐 아니라 당시 모금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하거나 운송하는 비용 등을 모두 더한 비용"이라며 "이중 2200만원은 기부수입이 아닌 기타수입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연은 지난 1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기자회견을 열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가 '그동안 받은 성금을 피해자 지원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기부금 사용처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기자회견에서 정의연은 최근 3년간 기부금(2017~2019년) 중 약 41%(21억원 중 9억원)를 피해자 지원사업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피해자 지원사업의 예산만으로 저희의 피해자 지원사업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피해자 지원사업은 후원금을 모아 할머니들께 전달하는 사업이 아닌 정서적 안정지원, 비정기적 생활물품 지원, 쉼터 운영 등의 내용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