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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강 괴물'의 역습…카타르·러시아 텃밭도 중국에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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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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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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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한·중 조선 'LNG발' 2라운드

[편집자주] 한국 조선업계 '텃밭'으로 여겨졌던 카타르·러시아 액화천연가스선(LNG) 시장에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해 중국에선 1·2위 조선사가 합병해 중국선박공업이라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가 탄생했다. 이 중국선박공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여기에 세계 최대 LNG 구매력까지 앞세워 국가 차원에서 LNG선 수주에 사활을 건다. 세계 조선산업의 패권 다툼으로 불리는 중국과 한국의 LNG선 수주경쟁을 집중 점검해본다.
'창강 괴물'의 역습…카타르·러시아 텃밭도 중국에게 내줬다
지난해 7월 1일, 창강 유역의 중국 1위 조선사 중국선박공업(CSSC)과 2위 조선사 중국선박중공(CSIC) 직원 31만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두 기업이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 탄생을 알렸기 때문이다. 홍콩의 유력지 SCMP는 "어마어마한 리바이어던(성서 속 거대한 바다 괴물)이 한국 조선사들을 왜소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했다.

'창강의 괴물'이라는 이 평가는 10개월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됐다. 한국 독식이 유력시됐던 카타르 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경쟁에서 중국은 지난 달 첫 승전보를 울렸다. 중국은 러시아의 LNG선 발주에서도 절반 물량을 따낼 것이 확실시 된다. 한국 조선 기술의 상징인 LNG선 시장에서 이제 중국의 추격을 우려해야 하는 것이다.


中 조선, LNG '텃밭' 침투 현실화


사실 카타르와 러시아 LNG선 수주 현황을 들여다보면 지금 당장 한국 조선업계에 심한 내상을 입힐 정도는 아니다. 카타르 가스전 개발에 투입될 LNG선 발주 규모는 최대 120척, 최소 60척으로 중국선박공업(CSG)의 계열사인 후동중화가 처음 수주한 물량은 단 16척이다. 러시아 쇄빙 LNG선 10척 발주도 후동중화 5척, 대우조선해양 5척으로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LNG선 기술력이 있는 후동중화의 건조 여력을 감안할 때 더 이상의 LNG선 수주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카타르가 최대 120척을 발주한다고 가정할 때 남은 104척은 한국 몫이 될까? 대답은 '그렇다'다. 추정 수주금액 23조원어치의 LNG선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나눠 가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왜 중국의 도전을 걱정해야 하는 걸까?
'창강 괴물'의 역습…카타르·러시아 텃밭도 중국에게 내줬다

세계 주요 LNG선 시장을 한국이 사실상 주도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3년간 계속된 카타르의 LNG선 53척 발주 당시만 해도 한국 조선 빅3가 싹쓸이 수주를 했다. 2014년 러시아의 쇄빙 LNG선 15척 발주 때도 대우조선해양이 물량을 완전히 쓸어담았다. 이 독점 구도가 지난해 '창강의 바다 괴물' 탄생 이후 지난 4월 처음으로 깨진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의 LNG 건조 능력 확장 속도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카타르 LNG선 수주로 후동중화는 2025년까지 LNG선 건조 규모를 모두 채운 것으로 여겨졌다"며 "그런데도 러시아 쇄빙 LNG선을 또 수주했다는 것은 후동중화의 생산 캐퍼가 단기간에 다시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특히 쇄빙 LNG선은 LNG선 중에서도 가장 높은 건조기술이 요구되는데 이걸 중국 조선사가 따라잡았다는 것도 두려운 대목이다.

국내 조선사 한 관계자는 "중국선박공업의 생산 규모 확대와 기술 보강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카타르와 러시아 수주전 이후 도전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20년 준비한 '양쯔강 괴물'의 역습'


중국은 이 같은 '창강의 역습'을 무려 20여 년간 준비해왔다. 중국 1위 CSSC와 2위 CSIC는 원래 한 회사였다. 그러다 1999년 7월 1일자로 창강 남쪽은 CSSC로, 북쪽은 CSIC로 떨어져 나갔다.

'창강 괴물'의 역습…카타르·러시아 텃밭도 중국에게 내줬다
당시 기업을 둘로 쪼갠 것은 한국을 누르고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한 일종의 투톱 전략이었다. 특히 CSSC는 선박 건조 분야에서, CSIC 선박 연구·설계 분야로 특화시켰다.

이 전략은 먹혀들었다. CSSC와 CSIC는 건조가 쉬운 벌크선부터 무섭게 잠식해 들어갔다. 2012년이후 6년 연속 세계 최대 수주물량을 기록할 정도였다. 투톱 전략을 기술력도 빠르게 키웠다. 비록 후동중화가 건조한 LNG선 '글래드스톤'이 2018년 해상 고장으로 폐선되는 한계를 보였지만 이것은 오히려 약이 됐다.

이후 절차탁마했던 두 기업은 또 다시 '타도 한국'을 외치며 20년만에 원상태로 합병했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다시 수주 1위 자리를 한국에게 내준 이유를 분석했더니 'LNG선 수주 약세'라는 해답을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8년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한 선박 263척 중 LNG선 수주 비중은 25.4%를 차지했다. 선박 부가가치와 작업 난이도 등을 반영한 환산 톤수인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으로 따져보니 한국은 전체 수주물량의 45.2%를 LNG선으로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LNG선을 따라잡지 못하면 영원히 한국을 앞설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세계 최대 조선사를 탄생시키는 것이 한국을 앞지르는 비결이라고 봤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창강 괴물'의 역습…카타르·러시아 텃밭도 중국에게 내줬다
이 창강의 역습은 중국 정부가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더 우려스럽다. 중국은 현재 석탄발전을 LNG로 대전환하고 있어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가스전을 개발해 중국에게 LNG를 팔아야 하는 카타르나 러시아 입장에선 중국 정부의 입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빅3를 제치고 후동중화가 카타르와 러시아 수주전에서 승전보를 울린 것도 중국 정부의 지원 사격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LNG선 건조를 중국보다 10년 먼저 했지만 지금 기술 격차는 5년으로 좁혀졌다"며 "아직 LNG선 가성비는 한국이 앞서지만 3~4년 후면 이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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