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인근 직장인들 "수요시위 매주 봤는데…윤미향 충격적"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매주 수요시위 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말 그대로 충격입니다."(회사원 장모씨, 35)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시작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가 한창인 가운데 26일 서울 종로구 소녀상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정오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진행되는 정의연의 정기수요시위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절절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온 만큼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듯했다.

장씨는 "매번 많은 분이 모이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할머니 기자회견을 보고 답답했다"며 "'위안부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덮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팔아먹어" 눈물, 시민들 안타까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 할머니는 지난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할머니는 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며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좀 더 진실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최근 침묵을 이어가는 윤 당선인이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십여년째 소녀상 인근에서 자영업을 이어가는 이모씨(58)는 "그 연세에 뭔가 (가슴에) 맺힌게 있으니까 기자회견까지 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윤 당선인도 잘못이 없다면 입장을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회시원 이모씨(40)도 "기자회견에서 할머니가 '배고프다' 하셨는데, 정의연이 '돈이 없다'고 했다는 말에 화가 났다"며 "이 할머니는 거짓말을 하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윤 당선인은 사퇴하시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침묵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 기다려봐야" 신중론도, 정의연은 '입장 없어'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 사진=뉴시스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의견도 있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됐으니 차분하게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원 김모씨(60)는 "수요시위가 매주 이뤄지며 근무를 하는데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윤 당선인의 입장이나 처신은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만큼, 결과를 보고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윤 당선인이 그간 고생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면죄부가 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연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30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