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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연 끊길뻔한 엄마와 딸…법원이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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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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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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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친자식처럼 길러진 양녀…"모녀 관계 무효" 2심 판결 대법서 파기환송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삼촌이 제기한 소송 때문에 엄마를 잃을 뻔한 40대가 대법원 판결로 구제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삼촌 A씨가 "누나와 친자 관계가 아님을 확인해달라"며 조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B씨는 1970년대 이름 모를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입양이나 보육시설에 보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어떤 노인에게 맡겨졌다. 이 노인은 이웃 부부에게 B씨를 부탁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결혼 후 4년 간 아이를 갖지 못하던 이웃 부부는 B씨를 딸로 들이기로 했다. 부부는 B씨를 친생자로 출생 신고하고 키우기 시작했다.

6년 후 부부는 이혼했고, 아빠가 B씨를 맡아 키웠다. B씨는 엄마를 그리워했고, 성인이 되자마자 친할머니에게 부탁해 엄마와 연락했다. 엄마는 다른 배우자를 만났지만 다시 이혼한 상태였다. 이후 엄마는 B씨 자녀들의 돌잔치에도 참석하는 등 왕래를 이어가다 세상을 떠났다.

이후 삼촌이 B씨를 상대로 "누나의 친자식이 아님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번 사건이 시작됐다. B씨와 엄마는 친생자 출생 신고로 이어진 모녀 관계다. 삼촌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두 사람이 친모녀 관계가 아님이 확인되고, 법적으로 모녀 관계는 무효로 돌아간다.

법정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B씨는 엄마와 재회했을 때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들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B씨는 여전히 내 엄마가 맞다고 주장했다.

1심은 삼촌의 주장에 법적인 오류가 있다며 각하 판결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사건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1심은 B씨와 엄마가 서로를 모녀로 인정하고 살았으므로 양모·양녀 관계가 성립했다고 봤다. 이 모녀 관계를 무효로 하겠다는 것은 파양을 뜻하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에게 파양을 요구할 권리는 없으므로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심은 "양모가 B씨와 신분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사망한 이상 양친자관계의 일방이 아니라 제3자에 불과한 A씨가 재판상 파양에 갈음하여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부정하게 되는 이 사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2심은 삼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2심은 B씨 모녀 사이에 양모·양녀 관계가 성립하려면 실질적으로 가족생활을 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혼 후 재회할 때까지 B씨와 엄마 사이 한동안 연락이 없었고 재회 후 연락을 주고받긴 했지만 가족생활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혼 후 재회할 때까지 서로 연락하지 못한 것은 각자의 상황 때문이었을 뿐, 모녀 관계를 끊으려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양모가 재혼한 상황에서 전 결혼생활의 양자였던 B씨와 관계를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며 "양부의 양육을 받으며 성장한 B씨로서는 양모와의 헤어짐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B씨와 양모의 가족생활관계가 유지되지 못한 것을 B씨 책임으로 돌릴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무엇보다 B씨가 양모를 엄마로 생각하고 있다고 일관되게 밝히고 있으므로 두 사람을 입양으로 맺어진 모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B씨 같은 경우 재회 이후 둘 사이의 양친자의 신분적 생활관계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동거·양육 여부를 주된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며 "양친자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오면서 형성되었을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 내지 정서적 애착 그리고 성년인 양자와 양모 각자의 재회 당시의 처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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