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규제 때문에...아파트보다 오피스텔 늘린다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서울 내 정비사업장들이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물량 중 일부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비 분양가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같은 단지더라도 아파트 대비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분양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에서 아파트 대신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전환해 분양을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의 부지를 매입했던 한 건설사는 아파트 건설 계획을 수정,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의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로 중단됐다 올해 다시 사업이 재개된 세운지구에서도 아파트 물량 상당수를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최근 서울 내 다른 정비구역에서도 아파트 물량 중 일부를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아파트 대신 도시형생활주택에서라도 분양가를 높이면 조합원 분담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을 검토하는 까닭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분양하려면 시행사(조합)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HUG는 이 과정에서 고분양가 관리 지역 및 대상을 선정해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도 50가구 이상을 분양하려면 HUG로부터 분양 보증을 받아야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과 함께 고분양가 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시행사들이 전체 공급 물량 중 일부를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선회해 아파트보다 앞서 분양에 나서는 이유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같은 단지 내에서도 주택 유형에 따라 분양가 괴리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고가로 책정되면서 아파트 분양가보다 높은 상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에 따라 분양가가 달라지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