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석방 무산…캐나다 법원 "재판 지속"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진=AFP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 법원으로부터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여부와 관련한 재판에서 불리한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18개월째 가택 연금 상태인 멍 부회장의 석방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멍 부회장 체포가 범죄인 인도 요건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결론내렸다.

이른바 '이중범죄(Double Criminality)' 충족 여부는 멍 부회장에 대한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미국이 멍 부회장을 은행 사기 등을 통해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기소하고 캐나다 당국에도 범죄인 인도를 요구해온 가운데, 멍 부회장 측은 "캐나다는 이란 제재 관련 법이 없다"며 석방을 요구해왔다.

이에 캐나다 검찰은 이란 제재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멍 부회장이 사기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캐나다에서도 범죄가 된다고 반박해왔다.

앞서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1일 홍콩에서 멕시코로 가려다 경유지인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 검찰은 "화웨이가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HSBC은행을 속이고 금융사기를 저질렀다"며 지난해 1월 화웨이 및 관계회사와 멍 부회장을 은행사기, 기술 절취, 사법 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다.

멍 부회장은 체포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캐나다 내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재판부 판결에 따라 멍 부회장의 본국 송환은 실패로 돌아갔다.

다만 재판부는 국제법과 캐나다 법 가치가 상충될 경우 캐나다의 현행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연방 법무장관이 미국의 멍 부회장 인도 요구를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는 캐나다 당국이 멍 부회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었는지에 대한 심리가 이어진다. 최종 변론은 9월 마지막주에서 10월 첫주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과 캐나다 간 관계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멍 부회장의 구금은 심각한 정치적 사건"이라면서 "캐나다는 실수를 바로잡고 멍 부회장을 즉각 석방해야만 양국 관계에 더이상의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중국은 캐나다인 사업가와 전직 외교관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하고 캐나다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는 등 보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