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위협하는 '거짓말' 여파… "폭발 직전, 거리두기 강화하자"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이 7차 전파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콜센터와 물류센터 등 밀집시설은 물론, 돌잔치, 음식점, 코인노래방 등 일상 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제2의 감염 파도'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라 말한다.
밀집시설은 물론, 일상에서도 감염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8일 0시 기준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해 총 6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쿠팡 근무자가 55명, 가족·지인 등 지역사회 감염이 14명으로 분류됐다. 물류센터 관계자 4159명 중 3445명(82.8%)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나온 확진자가 인근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것이 전날 확인되기도 했다. 이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약 1600명으로, 지난 3월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소재 콜센터(207명)와 비교하면 8배 규모다. 당시 구로구 콜센터에서는 16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전날 발생하면서 밀집시설을 통한 집단감염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과거 구로구 콜센터 때와 달리 이태원 클럽을 통한 밀집시설 감염이 일상으로도 침투했다는 점이다.

그 시작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후 동선과 직업에 대해 거짓 진술해 초기대응을 어렵게 한 인천 학원강사발 감염이다. 인천 학원강사에서 학원강사 제자,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돌잔치), 부천 돌잔치 참석자, 서울 성동구 식당, 쿠팡 등을 통해 그 가족 구성원까지 번졌다.

26일 오후 확진자가 방문한 서울 성동구 식당 인근 금남시장에서 금호동주민센터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구로구 콜센터 때와 환자 수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감염 내용을 살펴보면 식당 방문 같은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감염되는 사례가 보인다"면서 "이태원 클럽 감염과 연결은 되지만 연결 고리를 (억지로) 찾고자 하니 나오는 것이다. 감염 당시에는 알지 못한 채 감염되는 상황이라 지역사회로 코로나19가 전반적으로 확산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차감염까지 나오면서 이날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크게 늘었다. 1주일 전만 해도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한자리대로 줄자 방역 당국은 "통제 가능하다"고 언급했지만 그 발언이 무색하게 됐다.

당시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16일 6명에 이어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환자가 계속 한 자릿수를 보이고 있어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방역망 통제 범위 안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해전문가들은 이번 쿠팡 물류센터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쿠팡 물류센터 감염자가 70명에 육박한다"면서 "결국 7차까지 나왔는데 더 번질 수 있어 감염 확산 사태가 더 길어지고 확진자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도 "구로구 콜센터처럼 집단감염 유행 가능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하나 관리하는데도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되는데 여러 곳 생기는 것을 보면 유행이 아주 나빠지기 직전인 '티핑포인트(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순간)' 단계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실제 효과를 보기까지 10일 정도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그동안은 선제 조치를 통해 피해를 막았지만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대구 때처럼 1000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