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위기에도 견조한 증시…"아직 심각하지 않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1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홍콩 국가보안법 폐기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 뒤로 홍콩 특별행정구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국제민주연대 등 인권단체는 이날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 시민들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약하는 것이다"라면서 "일국양제 원칙 아래 보장된 홍콩의 자치권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2020.6.1/뉴스1

지난달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미국은 홍콩에 부여해왔던 특별지위를 제거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며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위안-달러 환율과 홍콩 항셍지수가 잠시 출렁였으나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수위가 지난 무역분쟁보다 낮아 시장이 극단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한 랠리홍콩이슈에 더해 미국 전역으로 인종폭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뉴욕증시는 랠리를 펼쳤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91포인트(0.36%) 오른 2만5475.0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도 11.42포인트(0.38%) 상승한 3055.7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62.18포인트(0.66%) 뛴 9552.05로 마감됐다.

미국 제조업황은 최악 수준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1로, 11년 만에 최저치였던 4월 41.5 대비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에서 벗어나 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얼마 남지 않은 美 대선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주말을 보낸 뒤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이번 홍콩사태 관련 핵심변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다. 코로나19(COVID-19) 대규모 확산과 '흑인사망' 시위로 정치·경제적 부담이 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의 특별지위 제거라는 또 다른 폭탄을 터뜨릴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특별지위를 철회했을 때 홍콩이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도 위험해지면서 글로벌 경제시스템 자체에도 위협을 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이 강력한 카드를 일거에 소진하기 보다 중국을 흔드는 카드로 쓸 것이라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단숨에 홍콩의 지위를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면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한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홍콩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시행하기에는 잃을 것이 많다. (제재방안에) 1단계 미중 무역합의는 건드리지도 않았다"며 "합의가 흔들리면 지난 2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정책에 대한 성과가 하나도 없게 된다. 11월 대선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3분기까지는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파급력이 압도적

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13일 인천 미추홀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교인들이 진단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홍콩이슈는 단기변동성·급등락을 야기할 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과 증시의 추세를 결정지을 변수는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글로벌 펀더멘털 방향성으로 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7~18년 글로벌 GDP(국내총샌산) 성장률 전망은 1%p 하향조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의 하향조정 폭은 3.99%p로 약 4배가량 차이가 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경제활동의 정상화 여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등락,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는 유동성 장세에서 펀더멘털 장세로 전환되는 데 있어 마지막 진통과정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갈등 고조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위험자산 비중확대의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