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조문거부' 류호정 "한 명은 피해호소인 편, 말하고 싶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스1

피해 호소인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조문을 안 가겠다고 선언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13일 입을 열었다.

류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나와 "박 시장을 모욕했다는 식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 사람 만큼은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 편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2차 가해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고소인뿐 아니라 권력 관계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을 많은 분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 저 같은 국회의원도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고소인인 고인이 돼서 수사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며 "피해 호소인의 상처, 같은 경험을 한 수많은 사람들의 트라우마가 조금 더 깊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류 의원은 온라인상에서 피해 호소인에게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류 의원은 "고인 이름의 자동완성 검색어에 '비서'가 상위에 올라 있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거의 다 잡았다'고도 표현한다"며 "고소인을 죽이는 살인 행위다"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신상털기를 단순히 몇 사람의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수사기관이 나서 적극 검거해야 한다"고 했다.

류 의원은 "고소 대상자가 영면한 상황에서 진상조사는 절대적으로 피해 호소인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며 "권력이 이렇게 기울어진 상황에서 피해 호소인을 압박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 애도는 존중 받아야"
다만 류 의원은 박 시장의 사망에는 애도한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저도 인권 변호사로서, 시민운동가로서, 서울시장으로서 박 시장을 존경했다"며 "그 분과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의 애도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류 의원은 여권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며 박 시장의 사망과 고소를 연관짓지 말라고 반박하는 데 대해서는 "2차 가해가 기울어진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말해야 (피해자에게) 위로가 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다만 저희(박 시장 조문을 거부한 본인과 장혜영 의원)의 말로 박 시장과 함께 해와 상처 받은 분들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류 의원은 박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데 여론이 갈린 데 대해서도 "(시민장 반대) 청원에 동의한 분들이 슬퍼하는 과정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고인의 삶이 굉장히 한국 사회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당에서는 심상정 대표를 조문해 공식적으로 애도와 조의를 표하되 피해 호소인이 2차 가해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두 가지 뜻을 표하자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박 시장이 돌아가시고 당내에서 논의가 많았다"며 "당에서 메시지나 행동이 통일되는 것이 좋긴 하지만 사안이 민감하고 우리 사회에서 성과 관련된 문제들에 여성들이 피해 보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부분을 고려한 차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