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소장 "코로나 느는데 공격받는 건 나, 묘하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AFP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가 백악관 관리들의 공격 대상이 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나에 대한 공격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우치 소장은 15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고위 관리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데 대해 "이상한 일(묘한 일)"(bizarre)이라면서 "그들이 왜 그러는지는 꿈에서조차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도 지금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걸 인지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에 대한 공격은 "기이하고 터무니 없다"면서 "궁극적으론 대통령에게 해가 될 것이다. (나에 대한 비난은) 전혀 어떤 의미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그들 자신을 형편없게 비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증가하고 사망자 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경악스럽다고도 했다.


나바로 국장은 14일 "나에게 그(파우치)의 조언을 듣느냐고 물으면 나는 회의적이고 조심스럽다고 답할 것"이라며 "그는 대중에 대한 태도가 좋으나 나와 이야기한 건 모두 틀렸다"고 주장했다.

나바로는 "파우치 소장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을 때 나는 그에게 안전성과 효능이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로 맞섰다"며 "최근 디트로이트병원 연구는 이 약이 조기 치료에 사용될 때 사망률이 50%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고 발표했다.

최근 백악관 관리들은 파우치 소장의 발언을 모아 익명으로 언론에 흘리고 그를 풍자하는 만화를 게시하는 등 그를 공격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나바로 국장의 글에 대해 "피터 나바로(의 의도)에 대해 내가 설명할 수는 없다"며 "그는 혼자 만의 세상 속에 있다"고 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을 우회적으로 쓴소리를 해왔다. 백악관의 공격 대상이 된 건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미 보건복지부(HHS) 팟캐스트에서 "우리가 미국에서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불행하게도 반과학적 편견"이라며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그저 과학적 권위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그래서 저 위 백악관에 있는 누군가가 과학에 대해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냥 그것을 믿지 않는다"며 "과학은 진실을 말하기에 이는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가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백악관 코로나19 TF는 뒷전으로 밀려나 발언권을 잃은 상태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달 초에도 술집과 해변에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장면을 보면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제 재개도 중요한 문제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이 큰 상황에서 무분별한 봉쇄 해제가 2차 파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