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빼면 처참한 코스피 상장사 성적표, 순익 반토막

올해 상반기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충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제약, 진단키트, 음식료 등 수혜업종도 있었으나 대부분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상반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동기대비 5.78% 감소한 943조224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18%, 34.10% 줄어든 42조6534억원, 25조5426억원이었다.


이는 12월 결산법인 592개사(재무제표 제출유예 기업 및 금융업체 등 62개사 제외)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1.10%포인트 하락한 4.52%였고 순이익률은 1.16%포인트 내린 2.71%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생산설비는 물론 내수와 수출시장도 셧다운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으나, '삼성전자 착시효과'를 제외한 성적표는 처참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108조2913억원, 영업이익 14조5936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반도체 수익성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이 13.7% 증가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삼성전자 실적을 제외할 경우 코스피 상장사들의 매출액 감소율은 6.46%로 늘어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38%, 47.08% 줄어든 28조597억원, 15조1026억원이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초라해진다. 영업이익률 3.36%에 순이익률 1.81%에 불과하다. 수익성 악화는 재무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코스피 부채비율은 지난 연말 112.79%였으나 올해 6월말에는 115.96%로 3.17%포인트 상승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삼성전자 포함)을 기간별로 나눠보면 2분기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되는 모양새가 나오는데, 이는 강력한 비용통제와 함께 1분기에 미뤄졌던 납품이 2분기 실적으로 이연돼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달러 변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2분기 매출액은 449조5443억원으로 1분기보다 8.94%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17%, 25.22% 증가한 23조1923억원, 14조201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매출이 증가한 업종은 △의약품 15.97% △음식료품 7.12% △통신업2.03% △의료정밀 0.13% 등이었다. 매출감소율은 항공을 포함한 운수창고가 15.47%로 가장 높았고 △화학 13.12% △철강금속 12.43% △유통 8.9% △운수장비 6.98% △섬유의복 6.57% 등의 순이었다.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음식료인데 무려 173.82%를 기록했으며 △의약품 122.09% △종이목재 57.86% △의료정밀 28.63% △통신 10.63% △전기전자 4.4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코스피 상장사는 421곳(71.11%)이었고 적자는 171곳(28.89%)이었다.

금융업종은 이번 실적집계에서 제외됐는데 세부자료를 보면 은행과 증권사들이 상반기 이익둔화를 보였고 보험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총 2조78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9% 줄어든 수치다. 증권의 이익감소는 ELS 등 금융상품 평가손실이 워낙 컸고 라임자산운용 등 펀드 피해자 지원자금까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