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서 "마스크 쓰기 싫다" 행패…2명 중 1명이 50대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1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 = 뉴스 1

서울 지역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두고 마찰을 빚어 경찰이 검거한 피의자 중 2명 중 1명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과반수가 넘는 89%의 피의자가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된 날인 지난 5월 13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마찰을 빚은 사건은 총 141건으로, 이 중 151명이 검거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45명(39%)로 가장 많았으며, 50대가 38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40대(24명), 10·20대(23명), 30대(19명) 순이었으며 연령 불상의 피의자도 2명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서는 검거된 이들 가운데 135명(89%)이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50·60세대는 상대적으로 사회 규범에 대한 인식 부분이 젊은 층과 차이가 있을 것 같다"며 "위생 관념도 젊은 층보다 소극적일 수 있고, 음주와 같은 배경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방배역에서는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소란을 피우며 다른 승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동대문구 답십리역에서는 마스크를 써 달라는 버스기사를 폭행한 60대 남성 승객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에 검거된 이들 중 51명(33%)는 업무방해 혐의, 45명(29%)은 폭행 및 상해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피의자 중 81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전날 기준 64명은 아직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경찰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난동을 피우는 승객이 있을 경우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도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입건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용표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6일 정례간담회에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은 큰 위험을 야기한다"며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폭행, 운행방해 등이 발생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든지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