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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 앞두고 태풍에 쑥대밭"…'희망' 떨어진 나주 배농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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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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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낙과 수두룩…농민들 "올해 배농사 끝났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지나간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오강리의 배 과수원에서 강풍으로 인해 배들이 낙과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2020.9.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지나간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오강리의 배 과수원에서 강풍으로 인해 배들이 낙과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2020.9.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나주=뉴스1) 황희규 기자 = "추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또 태풍 피해라뇨. 이제는 수확할 것도 없어 죽을 지경이에요."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오강리 일대 배 농가는 전날 북상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휩쓸면서 쑥대밭으로 변했다.

3200평 규모의 배 과수원에는 성인 남성 주먹보다 큰 수백개의 배가 나뒹굴었고, 나무에 위태롭게 달려있던 배들도 곳곳에 생채기가 남아 있었다.

전날 나주에는 순간 최대 풍속 22.6㎧의 강한 바람이 불었고, 이날까지 강수량은 63.5㎜를 기록했다.

땅에 떨어진 배를 한곳에 모으고 있던 농민들은 참담한 상황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과수농가 주인 강중구씨(65)는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 봄 냉해로 열매가 제대로 맺지 않은 상황에서 1주일 전 태풍 '바비'로 10%가량 떨어졌고, 이번 태풍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배도 대부분 땅에 떨어졌다"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는 "1주일 되면 본격적인 출하시기인데, 이렇게 태풍 피해가 발생하니 허탈하기만 하다"며 "1모작인 배 농사가 올해는 한순간에 망해버렸다"고 탄식했다.

농민들이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했던 구조물도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태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과수 양옆에 설치한 철제 구조물은 30도가량 휘어졌고, 검은색 방풍망은 바람에 나부끼는 등 과수농가는 그야말로 초토화된 모양새였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지나간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오강리의 배 과수원에서 주인 강중구씨(65) 등이 강풍으로 떨어진 배를 정리하고 있다. 2020.9.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지나간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오강리의 배 과수원에서 주인 강중구씨(65) 등이 강풍으로 떨어진 배를 정리하고 있다. 2020.9.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농민들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알고도 막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또 태풍이 오기 전 배를 출하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당도와 크기 등이 부족해 상품성이 높지 않아 미리 수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봉황면에서 배 농사를 짓는 이종진씨(72)는 "태풍으로 인해 낙과가 예상돼도 손쓸 방법이 없다"며 "태풍 오기 전 출하하자니 상품성이 떨어지고, 출하를 안 하자니 태풍으로 떨어져 판매가 안 된다. 정말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오는 6일 오후부터 전남지역을 관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 농가 주인 김주환씨(47)는 "10년 전 나주로 귀농해 배 농사를 짓고 있지만, 태풍이 보름 사이 3개가 잇따라 온 적은 없었다"며 "주말에 또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올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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