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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코로나 시대의 희망가[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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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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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마스크 좋아 보이는데요"

지난 1월 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고 뜻밖에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쓰고 다닌 마스크 때문이다. 모 글로벌 기업 제품으로 앞부분에 호흡을 도와주는 필터가 달려 있었다. 디자인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튼튼해 보였다. 명품 가방이나 옷이라도 보는 양 사람들마다 관심을 보이니 싫지 않았다. 얼굴 한복판에 걸친 마스크는 어딜 가나 눈에 띄었다.

사실 당시 마스크는 코로나19 방역용으로 마련한 게 아니었다. 미세먼지용이었다. 공기 나쁘기로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8월 귀국길에 대량으로 구매했다. '미세먼지의 본고장'에서 검증된 성능에도 가격은 한국보다는 훨씬 저렴했다. 무엇보다 서울도 베이징 못지 않게 미세먼지가 심해졌다는 소식이 결정적인 구매 동기가 됐다. 본의 아니게 미세먼지를 대비한 마스크는 훌륭하게 방역 역할을 해냈다. 마스크 대란 와중에도 걱정없이 생활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판이 됐다.

그런데 정작 미세먼지용으로 마스크를 쓴 적은 거의 없다. 올들어 유독 공기가 깨끗했던 탓이다. 올해 공기가 얼마나 좋았는지는 굳이 수치로 확인할 필요도 없다. 매일 파랗고 이쁜 하늘이 우리 눈을 감동시킨다. 지인들의 페이스북에는 파란 가을하늘 사진이 수시로 올라온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맑은 공기를 만끽할 수 있었을텐데.

'코로나 없는 세상과 맑은 공기' 이 황금 조합은 어쩌면 실현되기 힘들지도 모른다. 올해 공기가 좋은 것이 코로나19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상여건, 누적된 정책효과 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줄어든 탓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사용이 감소하고, 그로 인해 미세먼지 발생도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미국 나사가 공개한 올해 1,2월 위성사진을 보면 우리나라 대기에 큰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국의 경우 코로나 사태 발병 이후 전역의 대기오염도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이 시기는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수만명선으로 급증하고, 많은 공장들이 일시에 셧다운된 시기다. 우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봉쇄까지 이뤄졌다. 코로나19가 잡히고 경제와 일상생활이 정상화되면 미세먼지 문제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는 건 코로나19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의 저력 때문이다. 발병 초기 대구와 신천지발 대규모 감염, 4,5월 황금연휴, 8월 사랑제일교회와 8.15집회 등 수차례 위기에도 다시 100명 안팎 수준으로 감염자 수를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진단키트 등 'K바이오', 방역당국과 의료인들의 헌신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누가 뭐래도 일등공신은 '거리두기'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됐고, 생활고로 폐업 지경까지 가면서도 방역 지침을 지키는 식당, 카페, 헬스장, PC방들, 보고싶은 가족, 친지, 친구들과의 만남도 미루는 우리 이웃들, 파란 가을 하늘의 유혹을 이겨내고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지키려는 모두의 '절제와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들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외에도 많은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세먼지, 기후변화 등은 어쩌면 코로나19보다 훨씬 강력한 적이다. 전 인류가 비전을 공유하고 합심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다. 경제성장에 대한 열망, 당장의 풍요를 누리려는 소비 욕구, 타인과 공동체를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 이 모든 것들을 제어해낼 때 비로소 극복이 가능하다.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공동체를 위한 '절제와 배려'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여실히 깨닫고 있다.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들, 일거리가 줄어 생활고에 허덕이는 서민들, 감염 불안에 떠는 우리 이웃들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당장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거리두기'라는 백신은 우리 인류의 다른 숙명적인 과제를 해결하는데도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암울한 코로나 시대에 불러보는 '희망가'다.

푸른 하늘, 코로나 시대의 희망가[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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