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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될 '일본식 공매도'…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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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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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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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임시 금융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등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2020.3.13/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임시 금융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등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2020.3.13/뉴스1
국내 주식시장의 오래된 논란거리인 공매도 제도가 바뀐다. 공매도는 그동안 주식폭락의 주범이란 비난을 받으며 개인과 기관·외국인간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은 켜켜이 쌓여있다. 개인은 공매도를 하고 싶어도 수량과 종목이 제한돼 전체 시장비중의 1%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금융당국도 제도개선에 착수했다. 불법공매도 처벌강화, 개인공매도 활성화, 시장안정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유력한 참고모델로 거론되는 일본식 공매도는 무엇이고 한국시장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까.


◇신용융자와 신용대주의 '연결고리'


19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일본식 공매도'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제도개편을 추진 중이다. 풍부한 대주재원 마련과 재고(주식) 관리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한국증권금융은 한국거래소의 용역을 받아 '일본식 공매도'를 참고로 한 한국식 공매도 방안을 가다듬고 있다. 내년 4월중 용역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일본식 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한국의 공매도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증권사의 '신용거래대주'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와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신용융자는 돈을 빌리기 위해 내가 살 주식을 담보로 잡는다면, 신용대주는 주식을 빌리기 위해 돈을 담보로 맡기는 식이다. 이 주식은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를 통해 고객에게 공급한다.

현재 개인들은 공매도를 하고싶어도 주식물량이 부족하거나 종목수가 제약돼 원활한 거래가 어렵다. 개인의 대주 가능 종목 수는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3월13일 기준 409개로 전체 종목수의 20%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은 2000개(전체 종목수의 60% 이상)가 훌쩍 넘는 등 큰 차이를 보인다.

왜 그럴까. 이는 신용융자 과정에서 발생한다.

국내시장에서 개인들이 신용융자거래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맡길 때 이 주식을 대차재원, 즉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동의절차를 밟는다. 2017년부터 개인투자자가 주식대여를 동의한 종목에 한해 대주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개인들이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있어 재원활용을 거부해왔고, 개인들이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주식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실제 신용융자와 신용대주 잔고를 비교하면 명확한 차이를 알 수있다.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인 올해 1월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약 9조5000억원인데 비해 신용대주잔고는 250억원 정도로 0.2% 수준에 불과하다.


◇너가 내가 되고, 내가 너가 되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신용융자와 신용대주는 데칼코마니처럼 방향성만 다를뿐 동일한 거래유형이라고 설명한다. 주식상승을 기대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처럼 하락을 기대해 주식을 빌려 이득을 내는 신용대주는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자본시장업계에서 공매도를 연구해온 대표적인 학자다. 황 위원은 공매도와 신용융자가 상호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일본식 공매도'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우선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시 담보주식이 의무적으로 공매도재원으로 사용돼야 한다. 반면 공매도를 통해 주식을 판 현금담보는 신용융자재원으로 증권사가 사용한다. 현재 일본은 이같은 방식으로 신용거래제도를 운용 중이다.

황 위원은 "신용융자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살 때 '이건 공매도재원으로 간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고 반대도 마찬가지"라며 "이래야 양방향의 견제가 가능하다. 현재 신용융자잔고가 17조원이 쌓여있는데 사실상 주식을 놀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도한 '빚투'가 주식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방법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현실이 될 '일본식 공매도'…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돈과는 다른 주식…관리는 어떻게 하나


현금과 다른 주식의 특수성으로 인한 증권금융 등 대차기관의 재고부담 완화도 숙제다. 신용융자는 개인에게 주식매입 자금, 즉 현금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현금은 원화 또는 외화 등 하나의 통화로 관리가 가능하다.

반면 신용대주는 매도할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삼성전자와 LG화학의 주식이 완전히 다른 상품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주식관리는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다. 100만원이 필요한 고객에겐 전체 현금잔고 중 100만원을 빌려줄 수 있지만 A주식을 원하는 고객에게 B주식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재원마련이 보다 까다로운 것이다.

모든 대차계약에는 원할 때마다 돌려받을 수 있는 '리콜조항'이 들어가는데 빌려준 주식을 언제든 돌려받기 위해선 풍부한 주식물량이 확보돼야한다. 이는 은행에서 예금을 언제든 돌려받기 위해 충분한 현금을 쌓아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국 개별주식마다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데, 일본식 공매도는 이 주식을 확보해야할 의무를 완화해준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주식반환을 요청하는 리콜요청이 들어올 때 유예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등 대차기관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산이 남았다


현실이 될 '일본식 공매도'…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주식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본래의 취지대로 공매도 제도를 바꾸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저항을 넘어서는 것이 문제다. 실제 당국과 업계전문가들도 이를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한다. 이미 공매도는 자본시장의 영역이 아닌 정치적인 문제로 바뀌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공매도가 주가폭락을 부추기며 외국인·기관들에게 한국시장을 먹잇감으로 만드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지난 3월부터 시행한 6개월 공매도 금지기간을 추가로 6개월 연장한 것도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한 개인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금지기간 중 예외로 허용된 시장조성자에 대한 비판도 커지자 금융위는 한국거래소를 통해 전체 시장조성자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거래수단으로 존치 이유는 확실하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만큼 미비점을 개선해 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며 "지금도 개인들은 '공매도를 폐지해야지, 왜 이상한 일을 하냐'며 공매도 개선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당국도 이를 뛰어넘는 게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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