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제 믿을 건 여론과 野…국감서 폭탄반격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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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 후 두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조준 하면서 사실상 사퇴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상 '식물총장'으로 전락한 윤 총장이 맞설 대응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22일 예정된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제 윤 총장이 맏을 건 검찰 안팎의 여론과 윤 총장을 지지하는 정치권의 힘 정도다.

◇秋 "라임사건, 가족수사 지휘 배제"…尹 수용 "검사들 믿는다"

추 장관은 전날(19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검찰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추 장관이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해 수사 지휘한 사안은 Δ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66번 소환해 짜맞추기 수사 의혹 Δ총장 부실 수사 의혹 Δ검사, 검찰관계자 향응 접대 의혹 등이다.

추 장관은 서울남부지검에 대해 라임 관련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해 새롭게 재편하도록 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윤 총장 가족 관련 수사팀을 강화해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그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을 발표하면서 "검찰총장이 측근 관련 사건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해 '형성권'에 해당한다고 공표한 점을 고려할 때에 법무부장관의 이번 수사지휘도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윤 총장은 연달아 전국검사장회의를 개최하고도, '형성적 처분'에 따라 지휘권 상실이 발생했다'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한바 있다. 때문에 이번 수사지휘 역시 윤 총장이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윤 총장이 석 달 전 자신의 발언에 그대로 발목을 잡힌 셈이다.

윤 총장은 라임 사건에 대해선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즉각 수용입장을 밝혔다.

대검 측은 "법무부 조치에 의해 총장은 더이상 라임사건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게 됐다"며 "수사팀은 검찰의 책무를 엄중히 인식하고, 대규모펀드 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모두를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피해자들이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가족 의혹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수사지휘권 행사 직후 열린 참모회의에서 수사팀을 향한 당부 부분의 문구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지휘서를 받은 이후 간부들에게 "검사들을 믿는다"면서 "총장은 지휘권이 배제되지만 검사들이 흔들림 없이 잘해줄 것을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장관, 총장이 검찰 망가뜨린다" 비판 거세

이번 수사지휘에 대해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추 장관은 자신의 정치에 검찰을 이용하고 있고, 윤 총장 역시 총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장관과 총장 모두 검찰조직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추 장관은 직위를 이용해 총장에 대해 망신주기식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며 추 장관에게 장관의 자질이 전혀 없다는 것을 부정하는 법조인은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총장이 검찰조직의 힘을 빼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장관의 부당한 지시에 순종하는 총장의 모습은 오히려 검찰개혁의 단초가 된다"고 말했다.

◇22일 대검 국감서 격돌 예상…尹 입 열까

추 장관의 거듭된 수사지휘는 사실상 사퇴 압박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윤 총장은 자진사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 7월 추 장관의 첫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을 수용한 이후 두문불출하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2일 예정된 국감이 첫 공개일정이다.

그는 2013년 10월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서 2012년 대선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 수사방해 외압이 있었다는 작심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윤 총장은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수사외압을 폭로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이때 나왔다.

'학살인사'와 수사지휘권 발동 등으로 코너에 몰린 윤 총장이 22일 예정된 국감에서 어떠한 발언을 할지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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