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피해자들 "노후자금 5억 털려…나라 안망하면 손실없다더니" 증언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금융정의연대와 '신한은행 라임CI펀드 피해고객연대'가 지난 6월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소하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6.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원금손실에 대해 들은 것? 사실상 없습니다. 미국이나 삼성전자가 망하지 않으면 (원금 손실 날) 그런 일은 없다고 몇 번이나 말했습니다." (라임펀드 피해자 B씨)

1조6000억원 가량의 펀드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로 원금을 모두 날린 피해자 등이 법정에서 피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금융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센터장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총 5명의 피해자가 증인으로 참석해 펀드 가입계기 및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피해자 중 펀드의 원금손실에 대해 명확히 들었다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피해자 A씨는 "확정이라고 알고 있다. 지인도 그렇게 알았다"면서 "있는 돈 없는 돈, 퇴직금까지 끌어서 최초 1억원을 가입했고, (여기서 나온) 이자도 안받고 다시 부었으며, 적금까지 깨서 1억원을 넣었는데 (하나도 못 돌려받았다)"라고 하소연했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펀드가 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B씨는 "젊음을 바쳐서 번 돈으로, 이걸로 생명처럼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했다"면서 "5억3000만원 가량이 라임펀드에 묶여 있는데,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전 센터장 측 변호인은 '담보금융 상품정보' 안내서 복사본을 제시하면서 "준확정금리 8%라고 돼 있지, 확정이라고는 안했다"고 반박했다. 또 '라임펀드 말고 다른 펀드사에 가입한 적 있느냐'고 물으면서 '다른 펀드에서는 원금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 들은 바 없느냐'고 추궁했다.

B씨는 "(다른 펀드에서는) 들었다"면서 "(라임은) 위험도 고지했어야 한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공장에 다니면서 모은 돈 2억여원을 라임펀드에 납입한 C씨는 "엘리베이터에서 광고하고 있길래 (라임 등이 주최한) 금융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공장에 다녀서 금융지식이 없는데, 좋은 내용이라고 들어서 (가입하게 됐다"라면서 "(장 전 센터장과 PB가 제2의) IMF(사태)가 오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이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변호인 옆에서 증인들의 발언을 들은 장 전 센터장은 일부 내용을 메모하기도 했고, 증인들을 매서운 눈초리로 쳐다보기도 했다.

앞서 개그맨 김한석씨도 이 재판 증인으로 나서 피해사례를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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