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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하는 검사들[서초동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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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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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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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검사들이 연달아 "나도 커밍아웃"을 외친다. 지난달 30일 모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에는 '커밍아웃'이 등장했다. 이게 다 무슨 일일까.

검사의 커밍아웃. 이 용어들을 먼저 붙여쓴 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쪽이다. 추 장관은 개인 SNS에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에 대한 기사를 공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본래 커밍아웃은 동성애자 및 성 소수자들이 성적 정체성을 스스로 밝히는 일을 뜻한다.

최근 검찰 내부에선 미묘하게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불만이 생겨도 쉽게 나서려 하지 않던 검사들이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추 장관의 첫 번째 수사지휘권이 발동됐을 때도 검찰 내·외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수의 평검사들이 익명을 깨고 문제 제기를 하진 않았다. 당시 한 검사는 "요즘은 내부망에 글이 잘 올라오지 않는다"며 "댓글이라도 함부로 달았다간 인사 때 불이익을 당하는 시대가 아니냐. 우리도 공무원일 뿐이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분위기가 바뀐 배경에는 '선배의 사표'가 주요했단 분석이다.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은 지난달 22일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내용의 글을 내부망에 올리고 항명성 사표를 던졌다. 후배들은 백여 개가 넘는 댓글로 그를 붙잡았다. 그러나 추 장관은 하루 만에 사표를 수리했다.

우리가 역사적 변화의 계기라고 일컫는 어떤 사건들은 종종 이성보단 감성에 의해 촉발되기도 한다. 물론 수사지휘권의 두 번째 발동이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진행 등 법무부의 압박이 더 거세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새롭게 여겨질 만한 일은 아니다. 어떤 검사는 박 전 지검장의 사의 글에 대해 "모두가 품고 있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해 준 것 같다"면서 "검사라면 누구나 다 저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지검장이 남긴 글 이후 검사들의 글은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댓글도 예외는 아니다. 표현들은 점차 격해진다.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검사는 현 법무부를 두고 "박근혜 정부 시절 최모씨의 인사농단이 떠오른다"고 했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인 검사는 추 장관을 향해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익명의 커튼을 열어 젖힌 이들은 부장검사부터 평검사까지 다양하다. 커밍아웃이라 불릴만하다.

다만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검찰 내부에서 추 장관 뿐 아니라 윤 총장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장관도 총장도 싫다"는 거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추 장관을 비판하면 윤 총장의 편인 것처럼 보이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그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은' 검찰이 계속해서 한목소리를 내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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