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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사이 '줄타기 외교'…韓 말고 불편한 나라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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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준 기자
  •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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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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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美? 中?' 선택 강요받는 한국 (下)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단 전제가 있다. 내민 손을 잡되 다른 손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한날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이 추진된다는 사실을 흘렸다. 한국은 과연 미국과 중국, 누구 손을 잡거나 놓아야 할까. 원치않는 선택의 시간이 시작됐다.


거부·견제·발등의 불…RCEP 주도 中향한 세가지 시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AFPBBNews=뉴스1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AFPBBNews=뉴스1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아시아 태평양을 둘러싼 경제 지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다시 가입해 중국 견제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중국은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나라들의 무역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이 사이에 놓인 각국들의 갈등 역시 드러나고 있다.

◇대놓고 중국 거부하는 나라: 인도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참여하는 RCEP은 오는 15일 체결될 예정이다.

한·중·일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여개국을 포함해 총 15개국이 참여하는데 여기서 인도는 빠졌다.

2012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그동안 시간을 질질 끌었던 것도 인도가 가입에 거부감을 보여서였다. RCEP은 협정을 맺은 나라들간 수입 관세를 최대 90%까지 내리도록 하는데, 인도는 중국산 값싼 농산물 등이 자국 산업을 해칠 수 있다며 이를 꺼려왔다가 지난해 11월 결국 최종 탈퇴를 선언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의 탈퇴 이유에 대해 '보호주의' 논리가 적용됐지만, 중국이 이웃 국가와의 결속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거부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RCEP을 이용해 미국에 대항할 동맹을 확보하면서 각종 인프라 사업을 위한 대출, 5G 기술 수출 등 자국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6월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국경 유혈사태까지 일으키며 양국 관계가 최악이 되자 인도는 미국과 군사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달말 미국과 군사지리정보 공유 협정인 '베카(BECA)'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초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군사훈련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중국 견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뒤에서 중국 견제하는 나라: 호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오는 17일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스가 총리 취임 후 첫 외국정상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오는 17일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스가 총리 취임 후 첫 외국정상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
호주는 RCEP과 CPTPP에 모두 참여한 케이스다. 호주는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올해들어 중국과 사이가 급격히 악화하며 갖은 무역 보복을 당하고 있지만, 중국과 무역 맞손을 잡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미국이 주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일본과 호주를 주축으로 한 CPTPP로 변신했다. 여기에는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등 11개국이 참가해 있다. CPTPP는 최대 99%까지 관세를 제거하는 등 RCEP보다 더 높은 개방성과 노동, 환경, 지적재산권 기준 등을 포함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두 무역협정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일본과 호주가 최근 가까워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중국 견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공급망, 무역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협력 강화는 경제에 도움이 될 뿐더러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RCEP에 직접 참여하면 중국이 인근 국가에 영향력을 과하게 확대하는 걸 막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은 인도가 언제든 RCEP에 다시 가입할 수 있게 재가입 특별문서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중국을 견제할 가장 강력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오는 17일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만난다. 이 자리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방위조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모리슨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다면 스가 총리가 취임후 처음 만나는 외국 정상이 된다"면서 "모리슨 총리가 귀국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함에도 방일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일본과의 관계는 특별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주는 또 군사훈련 참여를 통한 중국 견제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달초 열린 '쿼드' 훈련에는 호주가 13년만에 참석했다. 호주는 중국의 반발로 2007년을 마지막으로 이 훈련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마침내 미국, 일본, 인도, 호주로 이어지는 4개국의 진짜 '쿼드'가 완성된 셈이다.

◇큰일난 대만…바이든이 CPTPP 초대해줄까

RCEP에서 배제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 무역협정 체결로 인한 대만 경제 타격 조사를 지시했다. 대만 홀로 고관세의 벽에 갇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대만은 자국 기업들을 동남아로 대대적으로 이전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한편, 미국을 통해 CPTPP 가입을 기대 중이다. /AFPBBNews=뉴스1
RCEP에서 배제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 무역협정 체결로 인한 대만 경제 타격 조사를 지시했다. 대만 홀로 고관세의 벽에 갇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대만은 자국 기업들을 동남아로 대대적으로 이전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한편, 미국을 통해 CPTPP 가입을 기대 중이다. /AFPBBNews=뉴스1
대만은 비상이 걸렸다. 대만은 이전부터 RCEP과 TTP 가입을 동시에 희망했는데, 중국의 '몽니' 때문에 RCEP에서는 사실상 배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과 추진 중이던 양자간 무역협정(BTA)도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대만은 RCEP이 발효될 경우 고립된 대만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RCEP 가입국들은 대만 무역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자칫 대만 홀로 고관세등을 물면서 경제가 반토막이 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오던 차이잉원 총통은 RCEP 체결로 인한 경제 여파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이다. 타격이 클 경우 자국 기업들의 생산 본진을 동남아나 아예 멕시코 등 다른 국가로 이전시킬키는 것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

대만 입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 또한 악재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하기 위해 홍콩과 대만을 지원해 왔는데, 바이든 당선인의 행보를 알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대만에서는 아직 희망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간 연대를 중시하는 만큼, 미국이 CPTTP에 재가입하고 중국 견제에 나설 경우 대만이 이 메가 무역협정에 가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강기준 기자



'줄타는' 일본·호주…안보는 美·교역상대 中 안 놓친다


마리스 페인 호주 국방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사진=AFP
마리스 페인 호주 국방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사진=AFP
'일본과 호주'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인 '쿼드(Quad·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 참여국이면서도 중국 주도의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도 몸 담은 두 나라다.

일본과 호주는 정치·안보적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 경제 부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중국 사이에서 적절히 줄을 타는 데 안간힘 쓰고 있다. 조 바이든의 미국이 동맹과의 전선을 중시하는 '다자주의'로 회귀할 경우, 한국도 일본·호주 같은 전략이 절실해질 수 있다.

◇일본, '아슬아슬' 중국 달래기

6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 4개국 회의/사진=AFP
6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 4개국 회의/사진=AFP
일본은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대응과 중국 일대일로 전략 견제를 위해 미국 및 쿼드 등 주변국과의 군사 협력이 필요하다. 2007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미국과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주장했고 이는 쿼드로 발전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중국 자극은 피한다. 10월 7일 일본은 인도와 함께 미국 주도의 쿼드 공동성명 채택을 무산시켰다. 중국을 직접 언급해 자극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4개국에는 각각의 생각이 있고 완전 일치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은 쿼드가 '중국 포위망'이 아니라고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수행하는 '항행의 자유(남중국해 항해)' 작전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2018년 11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전략'을 '구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작년 11월엔 중국과 공동으로 RCEP 타결을 이끌어냈다.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와 집권 자민당 나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대중 경제 협력을 강조한다. 내년 도쿄올림픽으로 경제를 부흥하려는 일본에 중국 관광객은 필수적 존재다. 작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960만 명(30%), 이들의 소비 점유율은 40%였다.

◇호주, 중국과 사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그래도…

중국에 수출된 호주산 소고기/사진=AFP
중국에 수출된 호주산 소고기/사진=AFP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호주는 쿼드 협력을 강조 중이다. 호주는 4월 중국의 팬데믹 대응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구한 뒤 중국발 수입 금지, 반덤핑 조사 등의 보복 조치를 당했다. 대중국 단독 대치는 버거워 국제 공조를 강조 중이다.

7월에는 미국, 일본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열린 연합 훈련에도 참여했다. 미국이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조사하고 규제하자 발 맞춰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안보 견제에 나섰다.

그러나 호주도 중국과 마냥 척 질 순 없다. 대중국 무역 의존도 때문이다. 중국은 호주 수출의 34.7%, 수입의 24.3%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이 최근 취한 호주산 농수산물 수입 규제를 지속하면 호주는 힘들어진다.

이에 10일 호주는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저위험국' 관광객 입국 허용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발 입국은 계속 제한하면서도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의 입국제한은 완화하겠다는 것. 국내총생산(GDP)의 3.1%를 차지하는 호주 관광산업은 고사 직전이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중인 일본과 호주는 조만간 머리를 맞댄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오는 17일 일본을 공식 방문해 스가 총리와 함께 '중국 견제를 위한 방위 조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스콧 총리는 "일본은 우리 역내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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