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코로나로 '출동 이틀전' 함정 대기…인권침해" 靑 청원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지난 11월 해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진해군항 서해대에서 거행된 창설기념식에서 해군 장병들이 경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해군의 '출동 이틀 전 함정 대기' 지침을 두고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며 개선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청원인은 "월요일에 출동을 나가는 함정은 토요일에 미리 출근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군의 인권침해를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4일 오전 11시 기준 1만3000여명이 동의했다.

자신을 해군 가족이자 친구라고 밝힌 A씨는 "해군은 특성상 타군 및 공공기관과는 달리 출동임무 수행으로 대부분의 생활을 바다 위에서 보내게 된다"며 "한 달에 20일 이상을 바다 위에서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이틀 전 출근해 함정에서 대기해야 한다고 썼다. A씨는 "월요일에 출동을 나가는 함정은 토요일에 미리 출근해 퇴근하지 않고 있다가 그대로 출동을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출동 1주일 다녀오면 대기하는 1주일은 그냥 쉬는 것이 아니다"라며 "똑같이 출근해서 일한다. 주말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최소한의 생필품 구매를 위해 근처 가까운 마트를 가려 해도 상부에 보고하고 가야 한다"며 "매일 밤 불시에 전화 및 카톡해 위치 보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어느 때는 자가 대기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지 불시에 비상소집을 시행해 잠을 자는 시간조차도 편히 잘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연가보상비 및 초과근무수당 삭감 관련 문제도 지적했다. A씨는 "임무수행 및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연가를 조금이나마 금전적으로 보상받기 위한 연가 보상비를 삭감했다"고 꼬집었다. 또 한 달에 최대 57시간까지 인정됐던 초과 근무 수당이 한 달 28시간까지만 인정된다고 했다.

끝으로 "군인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인권이 존재한다. 나라에서 군인들을 노예처럼 부려 먹지 말아달라"며 "제발 해군에 대한 인권 침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1월 해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진해군항 서해대에서 거행된 창설기념식에서 해군 장병들이 경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는 "출동 임무 이틀 전 대기는 이달 20일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면서 "밀접, 밀폐된 함정 특성상 함정 근무 장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불시 연락, 비상 소집 등에 대해서는 "일부 부대에서 출동 대기 함정의 작전 대기 태세 유지 여부를 확인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부대관리 차원에서 이전부터 시행해 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