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만일기념관 설계·시공·관리 '총체적 부실' 확인

20일 오전 개관을 앞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 외벽이 장맛비에 무너져 있다. 무너진 토사 뒤로 건물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2020.7.20 /뉴스1©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올해 장마철 제주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의 외벽이 수차례 무너져내린 것은 설계·시공·관리 등의 총체적 부실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최근 제주도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 건립 관련 처분요구서'를 통보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도는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2018년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 건립사업'을 추진했다. 조선시대 전란 당시 제주마 500마리를 진상해 국난 극복에 공헌한 헌마공신 김만일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장마 등 집중호우가 쏟아져던 지난 5월9일부터 9월2일 사이 이 기념관의 외벽은 무려 네 차례에 걸쳐 무너져 내렸다.

제주도 감사위는 설계부터 시공, 준공 후 관리까지 모두 부적정하게 이뤄진 데 그 이유가 있다고 봤다.


실시설계 용역을 맡은 A업체가 옥상 지표수 처리대책을 검토하지 않은 채 흙으로만 외벽을 마감하는 것으로 설계한 데다, 감리자 B씨도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외벽에 대한 '성토부 법면 다짐' 공정까지 삭제했던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제주도 역시 이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실시설계 용역을 준공 처리하고, 외벽이 무너진 뒤에도 하자보수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기념관 입구에 설치된 돌쌓기 조형물도 당초 설계 높이 보다 1.2m 낮게 시공되고, 시공된 물량도 설계 보다 65.4㎥ 가량 모자라게 시공된 점도 확인됐다.

제주도 감사위는 제주도에 Δ하자보수 Δ시공사·감리자 부실벌점 부과 Δ돌쌓기 조형물 재설계 Δ관련자 훈계·주의 조치 등을 요구하며 "앞으로 공용 건축물 관리·운영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한편 이번 제주도 감사위의 조사는 지난 7월20일 뉴스1의 [30억 들인 제주 김만일기념관 외벽 장맛비에 '와르르'] 보도 직후 사단법인 헌마공신 김만일 기념사업회가 감사를 청구하면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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