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구미호뎐' 황희 "대본 보자마자 캐릭터에 끌려…사명감 갖고 연기"

배우 황희 © News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극본 한우리, 연출 강신효)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 드라마다. 복합적인 장르를 녹여낸 탄탄한 서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는 호평 속에 3일 막을 내렸다.

배우 황희는 극에서 수의사 구신주 역을 맡았다. 구신주는 백두대간 시절부터 이연(이동욱 분)의 충신 노릇을 해온 토종여우로, 착하고 섬세한 인물. 유약해 보이지만 주인에게 쓴소리도 할 줄 아는 강단 있는 캐릭터로 분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대본을 본 황희는 구신주 역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그는 "내가 하면 잘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오디션에 임했고, 운 좋게 발탁돼 사명감을 갖고 연기에 임했다. 촬영 중에도 방송분을 모니터 하며 연기를 복기하고, 방향성을 잡은대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 덕에 구신주 역할을 잘 빚어낼 수 있었다는 그다.

황희는 '구미호뎐'에서 이동욱, 김범, 김용지 등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다양한 것들을 배웠고, 이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꾸준히 경험치를 쌓아 더 좋은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는 황희. 열정이 넘치는 배우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배우 황희 © News1

-'구미호뎐'이 종영했다. 애정을 쏟은 만큼 아쉬움도 크겠다.


▶7개월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낸 것이 뜻깊다. 감독님, 스태프들, 동료들과 이제 정이 들었는데 헤어져서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시청자 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을 봤다. 처음부터 구신주 역으로 봤는데, 대본을 보고 내가 하면 잘 그려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 좋게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연기했다.

-구신주는 토종여우 출신 수의사라는 독특한 역할 아닌가. 이연의 충신이기도 하고. 캐릭터를 해석하는 것에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역할이 여우라서 고민하진 않았다. 그냥 이 캐릭터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구신주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여우로, 인간 세상에 잘 적응해 사회성이 강하다. 또 착하고 유약하지만 이연을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할 정도로 우직한 심장을 가졌다. 그런 구신주의 면이 잘 드러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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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달 연대기', '의사요한'에서도 그렇고 주로 충신 같은 캐릭터 연기한다. 구신주만의 차별점이 있나.

▶'아스달 연대기' 속 무광이 주인이 정도에서 벗어나도 맹목적으로 주인에게 충성하는 인물이라면, 구신주는 주인에게 쓴소리도 할 줄 아는 진정한 충신이다. 또 '의사요한' 이유준은 차요한을 신뢰하고 잘 따르는 인물이다.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셋 다 같지만 구신주는 섬세하다.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그걸 확장해가는 인물이다.

-극 속 본인의 연기에 만족한 편인가.

▶늘 모니터를 하면서 연기 복기를 하는 편이다. 드라마를 보면 '이 장면을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방향성을 잡은대로 최선을 다했고, 내 예상보다 시청자들이 응원을 해줘서 보람을 느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열심히 찾아보는 편인가 보다.

▶클립 영상의 댓글을 종종 찾아보는 편이다. 시청자들이 연기에 대한 칭찬을 써주시면 기분이 참 좋더라. 충실히 연기를 했구나 싶다. 그런데 사실 댓글에 연기 칭찬보다는 팔콘, 주토피아 나무늘보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더 많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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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뎐' 속 이동욱과 호흡은 어땠나.

▶초반에는 연기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1~2개월 지나고 나니 너무 편해졌다. 내 예상보다 더 유연한 배우라서, 내가 뭘 하든지 다 받아줬다. 믿고 장난을 쳐도 다 소화해줘서 즐겁게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또 선배님에게 많은 걸 배웠다. 정말 연륜은 무시할 수 없는 게, 이동욱 선배님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익숙해서 대사를 할 때도 긴장하질 않더라. 그걸 보면서 감탄했고 나 역시 경험치를 쌓아 좋은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극 중 기유리와 러브스토리 역시 화제였다.

▶초반에는 살벌하게 만났지만, 이후에 점점 러브라인이 드러나면서 후반에 더 활약하게 됐다. 기유리가 워낙 매력이 있어서 나도 덕을 본 게 아닌가 한다. 다들 새드 엔딩을 예상하셨지만, 다행히 예상을 비껴가고 둘이 결혼해서 헤피엔딩을 맞았다. 하지만 유리가 신주를 잡는 관계성은 변하지 않았다.(웃음) 그런 걸 좋아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김용지도 정말 에너지 넘치고 열심히 하는 멋진 배우라 함께 연기하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이 캐릭터와 작품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앞으로 더 많은 캐릭터들을 연기하겠지만, 구신주라는 인물을 내가 하게 돼 고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회를 찍을 때 문득 앞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착하고, 사랑스럽고, 충성심도 있고, 사랑 앞에 직진하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게 돼 좋았다. '구미호뎐'도 다채로운 장르를 가진 드라마라 신선했다. 또 이렇게 비주얼이 멋진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고, 구신주로 살 수 있어서 고마웠다.

배우 황희 © News1

-연극은 오래 했는데, 매체 데뷔는 늦은 편이다.

▶서른 살에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이전에는 연극을 3년 정도 했는데, 그때 관객이 없으면 배우도 없다는 걸 느꼈다. 최대한 연기를 많이 보여주고 싶어 매체로 진출하고 싶었지만 정보도 부족하고 기회도 부족했다. 훌륭한 배우들도 많고. 1년간은 오디션을 보고 계속 낙방을 하다가 '아스달 연대기'를 기점으로 조금씩 작품을 해나갔다. 사실 검증이 되지 않은 배우에게 기회가 오는 건 쉽지 않다. 나를 노출시킬수록 관계자들도 나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니까. 그런 면에서 '아스달 연대기'가 내겐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아닌가 한다.

-그만큼 연기를 많이 할 수 있게 된 지금은 행복하겠다.

▶드라마를 촬영할 땐 귀가하면 다음 날 찍을 신에 대해 고민하는데,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시간이 행복하다. 카메라 앞에서 준비한 것들을 하는 게 좋다. 사실 쉴 때 몸은 편한데 무료함이 느껴진다. 항상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살을 덧붙이고 새로운 걸 빚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앞으로도 잘될 작품만 찾아가기보다는 스스로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충실해 다작을 했으면 한다. 나만 나를 놓지 않는다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범이가 내게 멜로를 해보라고 하는데…(웃음) 멜로를 못할 줄 알았는데, 운 좋게 두 작품 연속으로 로맨스를 그렸다. 이후에도 귀엽거나 절절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 또 최근에 '크레이지 하트'라는 영화를 재밌게 봤는데, 경험치가 쌓이면 그 주인공 같은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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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tvN 예능 '런'에 출연하기도 했다. 예능은 할 만 한가. 혹은 출연해보고픈 프로그램이 있나.

▶'런'은 지성 형과 함께 출연해서 예능이지만 도전해볼 수 있었다. 형이랑 친해진 이유가 운동을 좋아해서다. 둘이 촬영 대기 시간마다 짬이 나면 운동 얘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달리기 얘기도 하고 취미도 붙인 거다. '런'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은… 만약 기회가 된다면 '정글의 법칙'에 나가보고 싶다. 흙냄새를 좋아해서 아주 좋을 것 같다. 또 '복면가왕'에도 나가 보고픈 마음이 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장기적으로는 많은 작품에 출연해 다양한 캐릭터들을 남기고, 잘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배우로 남고 싶다. 또 쉴 틈 없이 작품을 꾸준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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