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 한다더니…요양병원 집단감염 다시 속출

방역당국의 주기적인 전수검사에도 전국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코로나19(COVID-19) 집단감염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수검사 후 다음 검사까지 공백기 빈틈으로 추가 전파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은 2주, 비수도권은 4주 간격으로 전수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감염취약시설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은 탓에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53명이 나왔다. 확진자들은 대다수가 고령층이다. 100세 이상 1명, 90대 12명, 80대 24명, 70대 11명, 50~60대 5명 등이다.


해당 요양병원에서는 이달 5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00명 가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틀새 확진자는 92명에 달한다. 전날에도 환자, 직원 등 38명이 확진됐다.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들이 병동을 옮겨 다니며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감염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 아름다운인생요양원에서는 환자와 직원 등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고양 지역 내 다른 요양원에서는 현재까지 31명이 확진자로 조사됐다. 또 해당 요양원에서 일했던 요양보호사가 인근 다른 요양원에서도 근무한 것으로 확인, 방역당국은 관련자 150명을 전수조사했다. 전원 음성을 받았다.
감염취약시설 '뒤늦은' 선제검사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해당 병원에서 53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모두 92명이다. 사진은 이날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모습. 2020.12.7/뉴스1

이날까지 '무더기' 확진자들이 나온 울산, 고양시 요양병원들도 모두 방역당국이 실시하는 전수검사에서는 전체 음성 결과를 받았던 곳이다. 경기도 지역 시설은 지난달 11일 전체 검사대상 검사를 완료했다. 울산 지역은 11월 18일 검사를 마쳤다.

방역당국은 10월22일부터 전국의 요양병원·시설·정신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선제검사를 실시 중이다. 수도권은 2주마다, 비수도권은 4주마다 검사가 실시된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전수검사를 통해 찾아낸 확진자는 모두 113명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이달 4일 기준으로 비수도권 검사 대상 시설 6727개소 중 5972개소인 88.8%에 대해 감사를 마쳤다"며 "종사자·이용자 기준 26만2143명 중 23만6003명인 90%의 검사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검사 주기가 너무 긴 탓에 방역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선제검사 계획을 세웠던 10월 상황과 달리 현재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0~600명씩 쏟아지는데 검사 간격이 2~4주로 길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의 선제검사가 '사전 차단'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며 "앞서 9~10월에 정해놓은 수도권 2주, 비수도권 4주씩 하는 전수조사 방식은 현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검사는 추가적인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실시할 때 효과가 있는 것인데, 지금과 같은 (3차 대유행) 상황에서는 뒤늦게 확인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유행 마지막 단계…위중증 환자 급증 우려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해당 병원에서 53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모두 92명이다. 사진은 이날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모습. 2020.12.7/뉴스1

감염 취약시설은 지역사회 유행의 마지막 단계로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감염취약시설은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는 고위험군 환자들이나 고령자들이 대부분이라 감염전파의 막다른 골목으로 불린다"며 "최근 울산 요양병원 사례처럼 위·중증 환자의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1주간 발생한 사망자 18명은 80대 이상이 10명, 70대 6명, 60대 1명, 40대 1명이었다.연령대별 치명률은 80대 이상에서 17.3%로 나타났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대해서도 방역당국의 인식전환이 요구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거리두기 격상 때는 조금씩 더디게 올리고, 내릴 때는 빠르게 내리는 방식은 거꾸로 됐다"며 "아직 손을 쓸 수 있는 카드가 있을 때 과감하게 올려서 급브레이크를 밟고, 나중에 단계적으로 '핀셋 방역'식으로 하향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