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아파트 매물 쌓인다…영끌 멈춰라"[부릿지]

서울 중저가 및 수도권 지역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 잠잠했던 집값 상승세가 다시 짙어지는 분위기다.

7·10, 8·4 등 잇따른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나고 보유세가 부과되는 내년 6월 이후에도 상승세가 계속될까? 내년부터 새 아파트 입주량이 줄어들면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올해 주택 시장을 진단 및 정리하고 내년 시장을 전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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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이어서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는 무엇일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돌아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상황에서 내년 집값이 잡힐 수 있을까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내년 집값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 생각하는 게 전세값인데요. 전셋값이 더 오를 수는 있지만 집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조한송 기자
전세 가격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것뿐만 아니라 전셋값이 올라도 그걸 이용해서 집을 사긴 힘들다는 거죠. 내가 살 수 없는 집만 전셋값이 오른단 말이에요. 리빙(living)할 수 없는 집. 현재 실거주자 수요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데 이들이 전셋값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 이익을 못 느낀다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전셋값이 오른다고 해도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증가하거나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결국엔 수요가 증가하긴 힘들다는 거죠.

▶조한송 기자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것 말씀이시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그래서 이런 관점에서는 수요가 좀 정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말 투자 수요가 감소하는데 이걸 실거주 수요가 딱 메꿔줬어요. 하지만 지속하긴 힘들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이렇게 수요가 정체되는 상황에서 매물이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할 수 있잖아요. 근데 내년부터는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가지 이유인데요. 첫 번째는 보유세가 강화되고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내년 6월 이전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우리나라에 다주택자가 엄청나게 많아요. 두 채 이상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무려 228만명입니다. 이들이 1년에 몇 채씩 사냐면요, 매년 10만 가구 15만 가구 이렇게 집을 사요. 그러니까 새 아파트 공급을 아무리 많이 해도 누군가 2채씩 사니까 공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거예요. 이게 팩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공급을 계속 증가시켜요? 전체 거래 중에서 20%가 다주택자고 그 숫자가 228만명입니다.

▶조한송 기자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거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그런데 반대로 이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으면 공급을 하지 않아도 되죠. 유통 시장이 어떻게 형성이 됩니까. 집을 팔려는 사람과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만나서 가격이 형성 되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집을 팔려는 사람이 없었어요. 통계를 보면 2014년, 2015년도에는 100채당 10건의 매물이 나왔다면 지금 4채로 줄었어요. 그만큼 다주택자가 주택을 안 팔았어요. 그런데 내년부터는 다주택자 매물이 증가하면서 시장에 공급이 증가하는 거죠.

▶조한송 기자
새 아파트가 아니어도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서 공급이 늘어나나는 얘기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주택 가격은 입주 물량으로 결정되지 않아요. 일례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의 입주 물량은 오히려 증가했어요. 그런데도 집값이 오르지않았습니까. 시중에 유통 물량이 감소해서 그런거에요. 아파트를 많이 지어도 주택 가격하락에 영향이 없다니까요. 아파트를 많이 지어도 누군가 계속 많이 사가면 부족한 거에요. 그런 관점에서 내년부터 유통 물량이 증가 할 수 있어요.

▶조한송 기자
투자는 심리적인 영향도 있잖아요.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 사는 분들도 있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심리적인 영향을 받아서 단기적으로는 좋거나 이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심리는 변동성만 키울 뿐이에요. 객관적으로 시장을 보셔야죠. 그런 관점에서 2021년 유통 시장 물량의 변화를 관심있게 보셔야 해요.

물론 제 가정과 달리 '그거 뭐 세금 껌값이야' 하면서 (매물을) 안 내놓으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겠죠. 그런데 저는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봅니다. 세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가격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했어요. 가격이 오를수록 수익률은 떨어지고 세금은 올라가잖아요. 그러면 다주택자가 실익이 없잖아요. 그러면 결국엔 시장에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거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또 하나 중요한 변화가 있어요. 그동안 시장에 매물이 감소한 원인 중 하나가 임대사업자 제도 때문이었어요. 다주택자가 4년, 8년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놓고 절세했단 말이에요. 현재 임대사업자는 집을 열 채 가져도 보유세를 내지 않아요. 그래서 매물이 오히려 감소했어요. 그런데 이 제도가 올해부터 만료가 됩니다. 올해 제도 폐지로 말소되는 주택이 전국 47만 가구에요. 2021년 58만 가구, 2022년 71만가구, 2023년 83만 가구요.

이걸 누가 사줍니까? 그래서 향후로 가면 갈수록 문제인 거에요. 임대사업자가 2채, 3채 가지고 있다가 만료 이후에도 갖고 있으면 세금이 높아지잖아요. 그래서 내놓는데 이걸 누군가 받아줘야 할 것 아니에요. 근데 누가 사줍니까? 그래서 향후 매물은 더욱더 싸질 가능성이 높아요. 여러분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그 이상이요.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어요. 올해 모 임대사업자가 강남구 삼성동에서 아파트 46채를 한 번에 팔았어요. 사줄 사람이 없으니 자산운용사에 팔았죠 420억원에요. 420억원이 얼마나 싼 가격이냐면요. 30평짜리 강남아파트를 10억8000만원에 판 거에요. 주변 시세가 17억~18억원인데 이 사람이 자선 사업가입니까? 팔고 싶은데 사줄 사람이 없을 때 이렇게 싸게 팔 수밖에 없다는 거에요.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는 더 줄어요.


▶조한송 기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줄어드니까 그렇겠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여러분 왜 1분기 집값 빠질 때는 안 사고 지금 집 사려고 하고 하나요? 올해 집값을 잘 보면 지난 1분기에 강남 아파트 20억원짜리가 17억원으로 빠졌어요.

▶조한송 기자
집값이 더 빠질 것 같으니 안 사는거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래서 시장에 가격이 빠질 때는요 수요가 더 줄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시장 상황을 유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집을 팔고 싶은 사람만 더 많아져요. 2012년도에 다주택자 수가 160만명이었는데 지난해 230만명이됐어요. 70만명이 증가한 거에요. 충격적이죠?

▶조한송 기자
다주택자가 증가한 이유가 임대사업자 제도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것도 그렇고 세금도 적게 내고 대출도 많이 나오고 금리가 내려간 영향이죠. 다주택자가 집을 많이 사버리는데 공급을 어떻게 증가시킵니까?

이런 변화를 여러분들이 잘 판단하셔야죠.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것하고 별개의 문제입니다. 내 집 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고. 제가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조한송 기자
정부가 기대하는 변수가 보유세(재산세+종부세)거든요. 내년 6월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를 해줬으니까 이전에 매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어요. 실제로 그럴까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매물이 증가하는 건 추세적인 현상이에요. 투자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집을 가진 사람이 시장에 매물을 증가시킬 테니까요. 매년 10만채 이상 주택을 지었으니까 다주택자가 8년 동안 전국에서 집을 80만채를 사갔다는거에요.

▶조한송 기자
그런데 그 매물들이 이제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집을 갖고 있는 실익이 없어서 매물이 계속 나와요. 그런 관점에서 여러분이 내년도 주택시장의 매물을 관심 있게 보셔야 해요.

▶조한송 기자
전세 가격 상승 이외에 주요 변수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말씀하신 것처럼 내년에 입주 물량이 감소하니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쳐서 전셋값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죠. 전세 수요가 밀려들면서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가격의 상승폭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가령 비규제지역이라든지 가격이 낮은 곳에서요.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5년도부터 3기 신도시가 들어오는데 어디에 들어옵니까? 비규제 지역 인근이에요. 이게 더 전 안타까운 거예요.



▶조한송 기자
그러면 또 공급이 늘어나니까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시는 거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거예요. 3기 신도시가 들어와서 그런 지역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미칠 것 아닙니까. 3기 신도시는 정책적으로 배려를 하니까 분양가도 싸죠.

▶조한송 기자
더 늦기 전에 집을 사고 싶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할까 하는데 고점일까봐 고민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많죠, 그래서 여러분 좀 유의하실 필요가 있고요.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 대출을 일으켜서 집을 사는 결정이 향후 5년 10년 후에 봤을 때 잘한 일일까를 말이죠. 만약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셨어요. 그런데 가격이 내려가면 마음이 편하세요?

▶조한송 기자
불편하죠. 매우.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집값이 내려간다고 해서 은행이 대출을 깎아주지 않아요. 만약 금리가 오르면요? 이미 시중금리는 상승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여러분의 부담이 가중되는데 만약에 집값이 안 오르거나 빠지게 되면 고통이 매우 크다는 거죠. 물론 지금까지는 집이 없는 고통이 컸겠죠. 근데 그 고통을 또 지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 시장을 합리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셔야 해요.

▶조한송 기자
결론적으로 내년에 집을 살 때가 아니다라고 보시는거죠?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지금도 그렇고 내년도 그렇습니다. 당분간은 시장의 변동성에 유의했으면 좋겠어요. 집을 무리하게 사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여러분 코로나19 때문에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전 세계 실업률이 증가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왜 부동산을 대출 받아서 사는겁니까? 부동산은 가장 위험(리스크)한 자산이에요. 거래 단위가 클 뿐만 아니라 유동성이 적잖아요. 언제나 사고 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에요. 부동산을 안전자산이라고 믿는 건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조한송 기자
최근 주택 공급과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됐는데요. 신임 후보자는 SH공사, LH공사 등에서 주택 공급을 맡은 현장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앞으로 주택 정책과 관련해서 어떤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글쎄요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요즘 정책이 계속 나오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어서요. 다만 제안을 하자면 갑자기 장관이 교체됐다고 해서 정책이 바뀌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니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공급이 시장을 움직이지 않아요. 전문가들이 강남에 재건축 규제를 풀어서 공급을 늘리자고 주장하는데 우리 좀 솔직해집시다. 규제 풀어주면 가격이 오르잖아요. 강남에 재건축으로 100층짜리 아파트 생기면 그 지역에 공급이 많아졌다고 가격이 내립니까? 반대로 살기 좋다고 더 오를 거에요. 규제는 (시장)안정을 위해서 필요한 거에요.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파괴적 공급. 가령 한강을 매립해서 아파트를 짓지 않는 한 집값이 빠지긴 어렵습니다.

▶조한송 기자
새 장관이 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얘기네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네. 정책을 예측하긴 힘드니 바람을 말씀드렸어요.

▶조한송 기자
오늘 이광수 연구위원님과 현재 주택시장을 진단하고 전망하는 자리를 가져봤습니다. 연구원님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감사합니다. 제가 계속 강조하지만 내 집 마련이든 투자 목적이든 여러분이 집을 사면 어쨌든 장기간 보유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살 때 무엇(What)보다 언제(When)가 중요해요. 기본적으로 부동산이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이고 여러분의 자산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이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언제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해요. 지금 시장에 변동성이 지금 나타나고 있으니 지표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