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뚫고, '짝퉁' 난립 막고…K푸드 '창과 방패' 팀플레이 빛났다

aT가 현지화지원사업을 통해 농식품수출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aT가 지난 10월 상하이 신천지랭함 호텔에서 진행한 온라인상담회 모습. / 사진제공=aT

"일부 장사치들 얘기겠지만 중국 상인들이 장난을 칠 때가 있었습니다. 한국 샤인머스캣 포도가 인기를 끄니까 우리 수출농가의 외포장(라벨·포장)을 도용해 마치 한국산인냥 속여 파는 거지요. 그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북경지사에서 중국정부를 상대로 한국포도 외포장에 대한 디자인 판권등록과 디자인 특허신청으로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면 우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

글로벌 무대를 배경으로 한 수출전쟁은 정부·공공기관·수출업체·생산 농업인의 '팀 플레이'가 성적을 좌우한다. 정부가 수출지원 예산을 아무리 많이 편성·집행해도 고품질의 농산물이 전제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다름 없다. 또 경쟁력을 갖춘 수출품목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현지 유통업자들의 수 많은 농간과 맞서 이겨내야 한다. 치밀한 현지 시장분석과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는 적극적인 대응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다양한 리스크 대응위해 '창과 방패' 전략 구사농림축산식품부, aT는 올 한해 농산물·가공 수출업체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risk)에 대응하기 위해 '창과 방패' 전략을 구사했다. 수출 초년병인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지 시장분석과 수출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제공하는 '맞춤형 수출컨설팅 서비스'가 '창'이라면, 클레임(claim)을 방지하고 난립하는 '짝퉁 제품' 등에 맞서 한국 상품의 권리를 보호하는 '현지화 지원사업'은 '방패'다.


맞춤형 수출컨설팅 서비스는 국내 농식품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한편 기존 수출업체들에겐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해외진출컨설팅 △현장코칭 △FTA특혜관세 등 3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함양산삼사업단은 올해 처음 베트남으로 29만9000불 규모의 수출에 성공했다. 그동안 수출실적이 전무했지만 해외진출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수출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사업단 한 관계자는 "막연하기만 했던 수출이 컨설팅을 통해 점점 구체화 됐다"며 "베트남 현지반응도 좋아 내년에는 수출규모를 좀 더 확대해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FTA특혜관세를 잘 활용해 수출규모를 신장시킨 업체도 있다. 버섯 수출업체인 머쉬엠이 그랬다. 업체가 특혜관세를 이용하려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적지 않다. 원재료증명서, 구매내역서, 원산지 확인자료, 제조공정도 등 최소 7종의 증빙서류가 필요한데다 내용 자체를 이해하기 쉽지않아 관세사 등 전문가 도움이 절실하다.

관세면제 등 혜택을 받으려면 서류준비에만 보통 15일이 걸리지만 머쉬엠은 FTA 특혜관세 컨설팅업체와 관세사의 도움을 받아 8일만에 관련 절차를 모두 끝냈다. 수출기간이 단축되면서 버섯 신선도 제고는 물론 수출물량도 크게 늘어났다. 2019년 6467달러였던 업체의 수출규모는 올해 3만6937달러(5.7배)로 껑충 뛰었다.
현지화지원사업 통해 수출업체 피해 막아현지화지원사업은 국가별로 상이한 통관검역및 법률제도에 대한 자문, 제품의 영양성분 및 상세정보를 담은 라벨링 제작 등을 통해 수출 비관세장벽 사전 대응을 돕는 사업이다. 특히 2019년부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입경보 적색목록(Red List)에 등재돼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수입경보 해제 컨설팅'을 진행하며 수출업체의 피해를 막는 방패 역할을 해내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주원농산주식회사는 2019년 미국에 팽이버섯을 수출하면서 큰 봉변을 당할뻔 했다. 수출한 버섯에서 금지된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통보가 전달되면서다. 자칫하면 미국수출길이 막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현지화지원사업 프로그램인 '수입경보 해제 컨설팅'이 바로 가동됐다. 미국내 통관검역전문컨설팅사 등 현지 자문기관이 대응에 나서면서 해당국에서 요구하는 식품안전 위해요소를 제거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1년여의 끈질긴 노력끝에 정상통관(5회) 절차를 모두 마무리 했고, FDA는 지난 3월 '수입경보 해제' 결정을 내렸다.

aT와 지자체 중국대표처 관계자들로 구성된 현지화지업사업 공동협의회가 지난 9월 중국 상하이에서 모임을 가진 가운데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aT

aT는 미국지사(LA·뉴욕) 등 해외지사망을 통해 현지화지원사업 전문기관을 선정해 수출업체·현지 바이어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업체별로 비관세장벽 자문, 라벨링, 상표권 출원, 수입경보 컨설팅 등이 주 임무다

신현곤 aT 식품수출본부 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소식품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