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강남에 '반값아파트' 가능해…단일화 안될수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하고 있다. 2021.01.17./사진제공=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8일 SH공사가 주도해서 반값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들이 몇 개 있다"며 "용산 정비창, 불광동의 질병관리본부, 강남 서울의료원 등 몇 군데 부지를 활용해 마음만 먹으면 반값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서울의 부동산 해법으로 주택공급을 제시하며 과거 자신의 임기 때 추진했던 '반값아파트'를 다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반값아파트를) 받는 분들에겐 로또가 된다는 반론이 있긴 하지만 주변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이뤄내는데 이것보다 좋은 정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문재인 정부 들어 재개발·재건축에 지나치게 적대적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건축·재개발에 지나치게 공공성을 강화해서 오히려 용적률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런 문외한 정책을 국토부와 협의하겠다"면서 "절충선을 찾아서 용적률 인센티브가 작동하고, 그러면서도 많은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활발하게 시작될 수 있도록 빨리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직 자진사퇴에 따른 '책임론'에는 "당시에는 포퓰리즘 광풍을 막겠다는 충정이었다"면서 "그 이후 10년간 서울이 발전했다면 죄책감을 덜 느꼈을텐데 모든 게 정체되고 기대가 사라진 상황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자진사퇴 배경이 된 무상급식에 대해선 "저는 소득 하위 80%까지는 무상급식을 줘도 좋다는 입장이었다"며 "무상급식 하나로 그치면 타협하고 넘어가도 됐을 액수지만, 그 이후 여러 '무상 시리즈'가 줄줄이 예고되면서 최상위층에도 전부 주자는 게 민주당 입장이었기 때문에 주민투표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민주당의 투표 불참 운동 때문에 결국 투표가 무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상위 20%는 무상급식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그러나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다시 바꿀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재난지원금 '보편' 및 '선별' 지급 논쟁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시간 없으니까 다 지급했지만, 지금 정부·여당도 소득 하위계층만 주자는 논의가 나오지 않느냐. 지금은 그게 상식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을 제시했던 '조건부 출마'에 대해선 "사전에 (단일화 실패)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입당이나 합당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막판 단일화 협상하면서 굉장히 조마조마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결국 단일화가 안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또 "제가 대선 꿈 때문에 무리를 한다는 말이 있어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서울시장직을 걸었다"며 "거두절미하고 시장직을 사퇴했다는 데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서울시장이 되면 정말 옆도 돌아보지 않고 시정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나 이번에는 인수위 기간도 없다. 당선되면 곧바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번에 내놓게 될 공약은 모두 5년짜리 공약"이라며 "(1년 후) 연임 도전 외 다른 선택지는 없다. 5년간은 대선 생각은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