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습격 때 펠로시 노트북 훔친 22세 女, 러시아에 팔려 했다

라일리 준 윌리엄스(22). 트위터 캡처.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노트북을 훔친 여성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노트북을 러시아로 빼돌리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 중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FBI 측은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라일리 준 윌리엄스라는 여성을 펠로시 하원의장의 노트북을 훔친 용의자로 보고 있다는 내용의 조서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조서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전 연인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윌리엄스가 펠로시 의장의 노트북을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려고 했다"며 "그 후 그 친구는 러시아의 해외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SVR)에 그 노트북을 팔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 제보자는 "러시아로 컴퓨터를 보내려던 계획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발됐다"며 윌리엄스가 여전히 그 컴퓨터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파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BI는 제보자의 연락을 받고 난입 사태 당시 찍힌 영상과 대조해 윌리엄스가 당시 의사당 내에서 펠로시 의장의 집무실로 통하는 계단 위로 폭도들을 안내하는 듯한 장면을 확인했다.


마이클 셔윈 미 법무장관 대행은 "국가 안보를 위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선 FBI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현재 도피 중이다. 그는 모친과 함께 거주하던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자택에서 나와 전화번호를 비활성화하고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삭제한 상태다.

모친은 자택에 찾아온 지역 법집행 당국 요원들에게 "딸이 가방을 싸서 집을 떠났다. 2~3주 정도 떠나있을 거라고 말했다"며 행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펠로시 의장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습격 이후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던 노트북 한 대를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윌리엄스가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장비가 이 노트북인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영국 ITV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22세의 간병인이다. 윌리엄스의 모친은 윌리엄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파 사이에서 인기있는 인터넷 게시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