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재활시설 절반, 서울·경기권에 편중"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사진=뉴스1

전국에 있는 정신재활시설의 약 50%가 서울과 경기도에 편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정신재활시설 실태와 정신건강서비스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정신재활시설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사회적응훈련과 생활지도를 하는 시설이다.

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에 운영 중인 정신건강증진시설은 총 2077개소다. 이 가운데 정신의료기관은 1670개소, 정신요양시설은 59개소로 집게됐다.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정신재활시설은 348개소다. 서울과 경기도의 정신재활시설은 각각 114개소, 55개소로 전체의 약 50%를 차지했다.

정신재활시설 유형별로는 △공동생활가정 188개소(54.0%) △주간재활시설 85개소(24.4%) △종합시설 20개소(5.7%) △생활시설 19개소(5.5%) 등으로 나타났다.

그 외 직업재활시설 15개소(4.3%) △아동청소년정신건강지원시설 10개소(2.9%) △지역사회전환시설 7개소(2.0%) △중독자재활시설 4개소(1.1%) 순이다. 아동청소년정신건강지원시설 10개소는 모두 서울에 집중됐다.

중증정신질환자 31만명, 2%만 재활시설 이용

2018년 기준으로 전국 중증정신질환자 추정 인구수는 대략 31만명이다. 정신재활시설 이용자는 6622명으로 전국 평균 이용률이 2.14%에 그친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북(5.59%)이며 가장 낮은 지역은 경남(0.57%)으로 조사됐다.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정신재활시설이 하나도 없는 시·군·구가 총 105개로 전체의 45.9%로 집계됐다. 정신장애인이 정신병원에서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재활과 회복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범위를 좁히면 1개소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시·군·구가 142개로 62.8%였다.

이번 실태조사 연구를 맡은 강상경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가 정신재활시설 설치를 비롯한 복지서비스 설치와 운영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인권위는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에 대한 중앙·지방정부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대책이 요구된다"며 "시설설치 반대행위를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로의 규정하고 정신장애인 복지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 전 계획 수립부터 퇴원 후 지역사회연계까지 법제화해야 한다는 정책개선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