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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투기 이긴 韓게이머…"이세돌 말한 값진 승리, 딱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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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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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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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항공 시뮬레이션 세계 챔피언 한성호씨...미 공군 탑건도 못이긴 AI 전투기와 대전서 1승

한성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게이머
한성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게이머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국에서 첫 승을 따고 말한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값진 승리'라는 표현이 딱 제 마음이었습니다."

항공 시뮬레이션 게이머 한성호 씨(28)는 올 초 미국에서 개발된 AI(인공지능) 전투기 조종사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따내면서 글로벌한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 1월 20일 진행된 이 경기는 전투기 모의 공중전으로, 대전 상대방은 지난해 미국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기획청(DARPA)이 개최한 '알파독파이트'에서 우승한 AI '팰코'(Falco)다. 팰코는 미 공군 탑건을 완파한 강자였는데 한 씨는 5게임중 3패 뒤 1승, 1번은 무승부로 선전했다. 알파고와 맞붙은 이세돌 뒤를 이어 AI와 맞대결해 승리한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항공 시뮬레이션은 항공기 조종사 교육을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비행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로 다시 만들어졌고,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200만 명 이상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한 씨가 이 게임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그는 "우연히 보게 된 전투기 조종석에 한 눈에 반했고, 이후 모든 관심이 전투기에 쏠리면서 항공 시뮬레이션 게임에 자연스럽게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서부터 전략 전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시뮬레이션 게임이 취향과 잘 맞았다"며 "부모님 몰래 구매한 조이스틱으로 처음 게임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게임에 완전히 빠진 한 씨는 실력이 급상승했고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2008년,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국내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 대회 F-15 부문에서 우승했다. 2018년에는 러시아 IL-2 프로펠러 전투기 대회, 2019, 2020년에는 파이트 포 아너 DCS 세계 대회를 석권했다.

수많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인생 최고의 경기는 역시 AI와 대전이었다. 경기는 미국 전투기 조종사 출신 유튜버 C.W. 르모인이 헤론시스템과 인터뷰 중 제안하며 성사됐다. 헤론시스템은 AI 조종사 팰코를 개발한 곳이다.

팰코는 AI간 공중전 우승을 비롯해 2000시간 이상 비행한 탑건과 경기에서 단 한 차례 유효 공격도 허용하지 않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AI 조종사다. 이런 팰코에게 쓰라린 '첫 패배'를 안겨준 게 한 씨다. 특히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따내 더욱 값진 1승이다.


온라인 경기 네트워크 지연에 불리해 3연패 뒤 1승


경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아 지연이 있었다. 한 씨가 조작하면 1초 뒤 반응하는 식이다. 이는 특히 조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 또 평소 조작하던 전투기가 아닌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생각했던 전략도 통하지 않았고, 결국 처음 3경기를 모두 패했다.

한 씨는 "모든 항공기는 최적 선회구간 이라고 부르는 구간이 존재하는데, AI가 인간보다 월등한 조종 정밀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선회 싸움은 불리하다 생각했다"며 "이를 피한 다른 전술을 구사했는데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고 결국 3연패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연패는 한 씨 의지를 불태우는 단초가 됐다. 그는 "3연패 뒤 처음 몇 초는 절망스러웠지만, AI를 부숴야겠다는 투지와 분노가 올라왔다"며 "평소처럼 내가 잘하는 싸움으로 끌고 가자 마음먹었는데 그게 통했다"고 말했다.

결국 4번째 경기에서 1승을 따냈다. 당시 경기에서 한 씨는 연신 "예스"를 외치며 환호했다. 마지막 경기는 시간 초과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한 씨가 상대 전투기 뒤를 잡고 유효타를 기록한 만큰 판정승에 가까웠다.



항공 시뮬레이션 세계 챔피언인데 그의 직업은?


한 씨는 "아직은 사람이 조종간을 잡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팰코와 경기 때도 실제 전투기가 기동 가능한 수준에서 조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승을 따낸 4라운드에서는 최대 6G(중력가속도), 평균 5G로 기동했으며, 5라운드에서는 최대 7.2G, 평균 5.6G"였다며 "이는 전투기 조종사라면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의 G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AI 조종사와 화려한 공중전을 펼친 그의 직업은 그러나 전투기와는 거리가 먼 '건축구조 기사'다. 현재 직장 업무와 게이머를 병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항공 시뮬레이션 분야 일을 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한 씨는 "항공 전투 시뮬레이션 이라는 분야가 많이 생소한데, 이를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 씨는 헤론시스템에서 SME(관련분야전문가)로 AI 개발 참여를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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