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LH 땅투기' 전방위 압수수색·출국금지…수사 속도내나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원들이 9일 경기도 과천시 LH 과천의왕사업본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시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다. LH본사와 3기 신도시 관할 지역 사업본부, 고발당한 직원의 거주지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피의자 출국금지 조치도 내렸다.

경찰, LH본사·직원 집 압수수색…출국금지 조치도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LH 관련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대상은 경남 진주의 LH본사와 경기지역 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지역 광명시흥사업본부 등 3개소와 현직 직원 13명의 주거지 등이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포렌식 요원 등 수사관 67명이 투입됐다. 오후 3시 기준 과천의왕사업본부와 과천의왕사업본부 압수수색은 종료됐다. 본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 전현직 LH 직원 15명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수사의뢰가 넘어오면 현재 15명인 임직원 피의자가 더 확대될 수 있다"면서 "관계자 소환 조사 시점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野 "의혹 1주일만에 뒷북 압수수색" 지적에…경찰 "영장신청은 5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스1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을 발표한 건 지난 2일이다. 같은날 시민단체의 고발장 접수가 이뤄졌고 국수본은 지난 3일 경기남부청으로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을 두고 '뒷북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지난 5일 오전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같은날 오후 곧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며 '법원에서 8일 저녁에 영장을 발부했고 다음날인 9일 오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조만간 사건 관련자 소환 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속도감있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국수본은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을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격상 운영한다. 특별수사본부장은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직접 맡는다. 각 시도청 반부패수사대를 중심으로 수사인력을 대폭 증원하고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전문인력을 파견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수사범위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3기 신도시뿐 아니라 전국 자치단체별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개발되고 있는 투기 의심 지역으로 확대한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특수본 내에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