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또 막말 "부러우면 이직하든가,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남긴 글./사진=블라인드 캡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 LH 직원이 "부러우면 이직하든가"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LH 직원들은) 다들 생각하는 중"이라며 "나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이어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고 LH 투기 의혹 조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니들이 아무리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이라며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부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 했다.

특히 A씨는 "공부 못 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한다"며 LH 직원들을 향해 비판하는 이들을 조롱했다.

블라인드는 특정 회사의 직원들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게시판과 타사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공개 게시판으로 나뉜다. A씨는 이 글을 타사 직원들도 볼 수 있는 공간에 남겼다.

해당 글은 10일 현재 블라인드에서 삭제됐으나 캡처 이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퍼진 상황이다.

이를 본 누리꾼은 "저런 왜곡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니 불법투기를 해도 죄책감을 못 느끼는 거다", "도를 넘었다", "이정도로 심각한 집단일 줄이야" 등의 비판을 내놨다.

일부 누리꾼들은 "말단 직원이나 퇴사자가 쓴 글 같다", "땅 거래해본 당사자면 절대 이렇게는 말 못할 듯", "거의 대놓고 욕하라고 쓴 글인데 LH 직원 아닐 거 같다"는 의혹도 내놨다.

일각에서는 KBS 직원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지난달 블라인드를 통해 "밖에서 KBS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되고 기회되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당시 KBS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