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판사·건물주보다 LH직원"…세태풍자 '직업등급표' 눈길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기 땅 투기 의혹이 여론의 공분을 산 가운데, 누리꾼들의 세태 풍자도 이어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선 LH 직원을 비꼬는 '직업등급표' 게시물이 화제다.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2021년 신(新) 직업등급표'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많은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작성자는 LH 직원을 판사와 함께 1등급으로 분류했다. 또 2·3·4·5등급은 고소득 전문직과 함께 형제·부모·친척·친구 등을 LH 직원으로 둔 경우였다.

여기에는 "판사, 의사보다 LH 직원이 더 좋아 보인다", "LH는 1등급보다도 더 높은 신급이다", "나도 나름 열심히 살아왔고 연봉도 괜찮은데 박탈감 느껴진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LH와 다른 회사 또는 직업군을 비교한 투표도 있었다. 입사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LH와 대기업 중 어느 곳에 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약 90%의 응답자가 'LH에 입사하겠다'고 답했다. LH 직원과 의사를 비교한 투표에서도 90%가 넘는 응답자가 LH 직원을 선택했다.


'다시 태어나면 LH 직원과 서울 강남구 3층 상가 건물주 중 무엇이 되고 싶냐'는 투표에서도 LH 직원을 선택한 비율이 과반(54.4%)이었다.

일부 LH 직원의 뻔뻔한 반응이 화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최근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우리 회사만의 복지인데 꼬우면 이직해라", "한두 달 지나면 잊힌다", "(시위 목소리) 층수 높아서 안 들린다. 개꿀" 등의 글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LH 풍자 게시물./사진=SNS,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정부 합동조사단은 11일 국토교통부와 LH 임직원을 상대로 진행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는 국토부 직원 4500여명, LH 직원 9900여명 등 1만4500명 안팎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민변과 참여연대에서 제기한 투기의심사례를 포함해 총 20명의 투기 의심자를 확인했다"며 "토지거래는 주로 광명·시흥 지구에 집중됐으며, 다른 3기 신도시 지구에도 투기 의심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꿈과 희망을 악용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운 공기업과 공무원들의 범죄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국토부와 LH 임직원에 이어 경기, 인천, 기초지자체 및 지방 공기업 임직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즉시 수사 의뢰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전 투기가 확인된 이들에게는 '공공주택 특별법'과 '부패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 부패방지법 위반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부패방지법상 이익 추징 조항에 따라 매입한 토지도 몰수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