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0% 껑충vs여전히 울상…문구업계 '등교개학' 희비

문구점 자료사진./사진=뉴스

코로나19(COVID-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형 문구업계가 이달 등교개학 결정으로 사라졌던 '신학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일부 대형 문구업체를 중심으로 등교개학 특수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학교 앞 문구점들의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15일 문구업계에 따르면 이달 신학기 효과는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년 1~3월 신학기 효과는 문구업체들의 한해 매출의 40~5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모나미 (2,860원 ▼35 -1.21%)는 올해 1~2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앞서 모나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1278억원으로 전년대비 3.2% 줄고, 영업이익은 4011만원으로 98.1%나 급감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신학기 개학 효과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까지 신하기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공급계약이 미뤄지거나 취소돼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학교 앞과 주요 도심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 유통망을 갖춘 모닝글로리는 등교 개학 첫주(3월2~5일)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문구판매량도 급증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노트·수첩 등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1% 증가했다. 이 기간 필기용품 판매량은 18% 늘었고, 이 중 네임펜 매출은 90%나 뛰었다.


앞서 교육부는 학습과 돌봄 공백 등을 최소화 하고자 등교 개학을 강행했다. 올해 초부터 등교 개학을 하기로 결정했고 초등 1·2학년과 고교 3학년은 매일, 나머지 학년에 대해선 등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등교 개학 효과가 문구업계 전체로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효과가 제한적일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확산으로 등교 수업이 중단될 우려도 있어서다.

특히 학교 앞 문구점 등 영세 문구업체들은 여전히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영세문구업체들이 모여있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선 여전히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문구소매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도매업체들까지 줄줄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는 설명이다.

오세인 예지사 대표(전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신학기라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어났지만, 매출은 지난해보다 10%도 늘어나지 않았다"며 "폐업한 학교 앞 문구점들이 많아지서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