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하나·모두투어, 주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한 이유

여행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에 구조조정 이슈까지 불거지면서다. 몸살이 심한데도 주가는 뛴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확대에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하나투어 (60,300원 ▲100 +0.17%) 주가는 전날대비 100원(0.14%) 오른 7만100원을 기록했다. 전날부터 2019년 4월(7만5000원) 이후 1년 11개월만에 7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엔 7만1500원까지 찍으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3월 코로나 초기 2만원대까지 주가가 떨어졌고 이후 3만~4만원선을 지켜왔다. 연초 백신 기대감에 주가가 6만원선을 돌파한 데 이어 7만원까지 뛰었다.

주가와 다르게 회사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하나투어는 매출액은 1년 전 대비 82% 줄어든 1096억원, 114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여행이 멈춘것은 물론 면세점을 비롯한 중단사업의 손실처리와 부실 자회사 상각이 대거 반영되면서다. 본사 사옥을 94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중단됐다. 회사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홍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희망퇴직을 받는 과정에서, 노조는 정리해고나 다름없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여행업계 2위 모두투어 (16,260원 ▲20 +0.12%) 주가도 상승세다. 모두투어 주가는 전일대비 100원(0.41%) 오른 2만 4450원에 마감했다. 모두투어 역시 2018년 11월 주가가 2만7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코로나 직후 7000원대까지 고꾸라졌다. 이후 지난해말부터 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안좋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81.5% 줄어든 547억원, 영업손실 212억원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모두투어 역시 임직원 유무급 휴직 확대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여행업이 올해 백신보급 확대와 지난해 여행을 가지 못했던 사람들의 강한 여행 수요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여권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신여권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형태의 백신 접종 증명서로 유럽연합(EU), 이스라엘 등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 백신여권을 도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자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백신의 효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밀 검토와 백신여권을 발급받은 외국인이 국내에 입국할 때 자가격리 등 방역 조치를 어디까지 면제할지도 논의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간 차별 등의 사회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구장으로 들어오는 입국자들의 모습. 2021.3.4/뉴스1

게다가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백신여권 도입과 트래블버블 지정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백신여권은 예방 접종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해외 통용 디지털 증명서를 말한다. 트래블버블은 협정을 맺은 국가간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조치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백신여권은 EU(유럽)와 중국을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트래블버블은 인도,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이미 실시 중"이라며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재료로, 현실화될 경우 여행 업종 주가는 더욱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매출액 모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올해 하나투어 매출액을 2406억원, 모두투어도 969억원을 전망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2배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여행업종 주가가 업황 회복 기대감을 모두 반영해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패키지 송출객수 회복이 전무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을 가정한 것으로 현재 전망치 대비 추가 상향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하나투어 주가는 현재 7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증권가 목표치 평균은 이보다 낮은 6만4333원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여행업종 주가 레벨이 2019년 상반기 한일관계 경색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는데 이에 상응하는 실적이 나오기까진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기간 카지노, 드라마 제작사 반등폭보다 크다는 건 그만큼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1년 전 주가를 놓고 비교했을 때 하나투어가 80.4% 오르는 동안 카지노 대표주 강원랜드 (15,580원 ▼50 -0.32%)는 36.6%, 스튜디오드래곤 (45,650원 ▼150 -0.33%)은 32.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