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도 해놓고...' 적장의 SON 이례적 조롱, 英현지 "케인이라도 과연 저격했나?"

12일(한국시간) 토트넘-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이 끝난 뒤 악수를 나누는 손흥민(왼쪽)과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AFPBBNews=뉴스1

이례적이다. 한때 박지성(40)과 함께 뛰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48·노르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손흥민(29·토트넘)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그것도 비아냥의 성격이 짙은 조롱성 발언이었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아닌 해리 케인(28·토트넘)이라도 솔샤르 감독이 그런 발언을 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0~2021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모우라의 크로스를 가까운 쪽 포스트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지난 2월 웨스트브로미치전(23라운드) 이후 2개월 만에 터트린 리그 14호골이자 시즌 19호골이었다.


손흥민의 득점을 잘 지키며 승리를 거뒀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였겠지만, 토트넘은 그럴 힘이 없었다. 이후 내리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그런데 경기 후 적장 솔샤르 감독은 손흥민을 저격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경기 후 서로 악수까지 나눴는데도 말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경기 후 솔샤르 감독은 전반 33분 카바니의 골 장면을 언급하면서 "만약 나의 아들(Son)이 3분 동안 누워 있고, 다른 10명의 동료가 아들을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난 그에게 어떤 음식도 주지 않을 것이다. 그건 부끄러운 일"이라 일갈했다. 손흥민의 성(姓)인 '손(SON)'을 '아들(Son)이'라는 뜻으로 표현하며 저격한 것이다. 조롱성 의도가 다분한 표현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33분 수비 과정에서 스콧 맥토미니를 저지하다 그가 휘두른 팔에 얼굴을 맞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휘슬이 울리지 않은 가운데 경기가 속개됐고 결국 카바니가 골을 넣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맥토미니가 손흥민의 얼굴을 때린 게 파울로 인정되면서 득점도 취소됐다.


상대 사령탑이 다른 팀 선수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건 이례적이다. 타 팀 선수를 비난하는 게 예의도 아니거니와, 손흥민이 솔샤르의 생각처럼 아프지도 않은데 엄살을 피우며 반칙을 유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맥토미니가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한 건 분명했다. 그렇다면 얼굴을 맞은 상태서 곧바로 일어나서 뛰는 건 어렵다.

하지만 솔샤르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 영국 현지인들은 SNS 상에서 '만약 반칙을 당한 선수가 손흥민이 아닌 영국 사람인 케인이라도 솔샤르가 그런 발언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다수 제기하고 있다. 손흥민이 아시아인이라 더욱 쉽게 인종차별성 성격이 다분히 담긴 말을 내뱉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제 무리뉴(58) 토트넘 감독은 이런 솔샤르의 발언에 대해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놀랍다"면서 "손흥민이 솔샤르보다 더 좋은 아버지를 둔 게 다행이다. 아버지는 항상 아들에게 음식을 줘야 한다. 내가 다른 팀 선수들에게 그와 똑같은 내용의 말을 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라며 맞받아쳤다.

12일(한국시간) 토트넘전 승리 후 기뻐하는 솔샤르(가운데) 맨유 감독. /AFPBBNews=뉴스1